한글과 경쟁 제품 비교 자료 - 파피루스한글과 경쟁 제품 비교 자료 - 파피루스

Posted at 2012. 7. 17. 13:35 | Posted in 한글 잡답

도스용 한글이 출시된 이후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들이 하나 둘씩 나옵니다.  윈도용 한글은 다른 회사들에 비해 늦게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 한글이다보니 경쟁사들이 한글과의 비교를 많이했습니다.   한글은 한참 후에야 윈도우용 한글 3.0을 출시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곧 3.0a, 3.0b를 내 놓습니다.  윈도용으로는 훈민정음이라는 프로그램도 나오지요. 


그 당시에는 시스템 사양이 낮아서 윈도가 멀티태스킹하기는 좋지만 느려지고 안정성도 떨어지기에 도스도 많이 사용되던 시절입니다.   94년도에 윈도 95가 나옵니다.


1994년에 한메에서 파피루스라는 윈도용 워드 프로세서를 출시합니다.  누군가가 한글 3.0과 파피루스 1.1을 비교한 자료를 올렸는데 파피루스에 유리한 부분이 많고 유리한 부분에 설명을 많이 써져 있네요.


원본 글을 보기 좋게 약간 편집하였습니다.(내용은 동일합니다. 표 부분만 편집)


[정보] 하안글3.0과 파피루스1.1의 비교 1


파피루스 1.1과 최근에 발표된 아래아 한글 3.0의 기능과 사용법, 편리성 에 대하여 하나 하나 비교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비교한 버전은 아래아 한글의 윈도우 버전인 3.0 버전과  파피루스 1.1 버전입니다. 전적으로 저의 주관적인 평가이므로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편의상 아래아 한글을 '한글' 이라고 하겠습니다. 


< 한글 3.0과 파피루스 1.1의 기능 비교표 # 1/3 

기능

한글

파피루스

파일 관리

동시 편집 가능 파일 수

9

제한 없음

읽을 수 있는 파일

아래아한글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RTF 파일

아래아한글 문서

사임당 문서

글사랑 문서

21세기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파피루스 문서

RTF 파일

저장

아래아한글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RTF 파일

파피루스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새 이름으로 저장

가능

가능

읽을 문서방 설정

가능

가능

문서 정보 요약

가능

가능

저장시 문서 정보 상자 자동으로 뜨게 설정

부분적 가능

가능

최근 파일 목록

가능

가능

현재 문서에 다른 문서 끼워넣기(삽입)

기본적으로 지원

불러온 후 블록 잡아 복사해야 함

문서틀(서식) 기능

가능

한글이 실행될 때 기본적으로 읽을 서식 파일 지정 불가

가능

파피루스가 실행될 때 기본으로 읽을 서식 파일 지정 가능

서식 기능은 고급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한 기능이며 이를 잘 활용하면 아주 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원하는 문서형태를 미리 서식으로 작성하여 놓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서식만 불러서 작성하면 매번 문서형태를 고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피루스에서는 새문서를 선택하면 서식파일을 선택할 수 있는 상자가 나타나게 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다. 한글은 매번 서식 파일을 불러오기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파일 불러오기 상자에서 지우기, 이름 바꾸기

가능

파일 관리 버튼을 눌러서 선택해야하므로 불편하다.

가능

기본적으로 대화 상자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어서 편리

암호 기능

지원

지원

문서 통계

지원

지원

파일 찾기

지원

지원

편집

되돌리기

3번까지 가능

무제한

환경설정에서 횟수를 지정할 수 있음

마우스로 블록 잡기

가능

가능

마우스로 블록 복사

가능

가능

마우스로 블록 이동

가능

가능

복사, 붙이기, 자르기

가능

가능

문서전체 선택 단축키

가능

가능

한글을 한자로 변환

한글 -> 한자

한글 -> 한글(한자)

한글 -> 한자(한글

한글 -> 한글(한자)

한글 -> 한자(한글)

한글 -> 한자

한글은 한자 대화 상자에서 라디으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으나 파피루스는 대화상자에서 지정할 수 있으 뿔만 아니라 각각의 단축키도 제공하므로 더 편리하다.

한자를 한글로 변환

가능

가능

다단 편집

8개까지 가능

32개까지 가능

단 구분선

가능

가능

날짜,시간의 삽입

가능

문자열 또는 코드로 삽입 가능

가능

코드로만 가능함

파일 명 삽입 등등

파일명만 현재 문서에 삽입 가능

(다양한 서식 작성에 부족함)

파일명, 문서 제목, 마지막 저장 날짜, 문서 글자 수, 단어 수, 문단 수, 작성자, 주제어 등을 현재 문서에 삽입 가능(다양한 서식 작성에 매우 편리함)

체례 목록 생성

가능

가능

(다단계의 차례 목록도 가능)

색인 목록 생성

가능

가능

자동 저장 기능

가능

가능

압축 저장 기능

가능

문서에 포함된 개체만 압축 저장함

맞춤법 검사

가능

(영문과 한자까지 검사할 수 있음)

가능

(한글만 검사할 수 있음)

수식 편집

가능

(스크립트 방식)

가능

(스크립트와 메뉴 방식 둘다 지원)

머리말, 꼬리말

가능(숨은 화면에서 편집해야하므로 불편함)

가능(편집 화면에서 직접 편집 가능하므로 편리함)

한글은 머리말과 꼬리말을 숨은 화면에서 입력하고 편집해야 하 지만 파피루스는 기본 문서화면에서 직접 입력, 수정이 가능하여 보다 편리하다. 그리고 기존에 작성된 머리말이나 꼬리말을 수정 할 때는 한글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머리말이나 꼬리말 주변에 캐 럿을 놓고 <고치기>를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도스용의 불편함을 윈도우까지 끌고 온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파피루스에서는 마우스로 간단하게 보이는 꼬리말이나 머리말을 선택하는 것으로 수정할 수 있다.  


2부 : http://blog.paran.com/hitelplaza/876539

3부 : http://blog.paran.com/hitelplaza/876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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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암호 해독 이야기 및 암호 해독자의 글한글 암호 해독 이야기 및 암호 해독자의 글

Posted at 2012. 7. 17. 12:54 | Posted in 한글 잡답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한글 암호 관련 글이 있어 옮겨 보았습니다.   2007/01/09 -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 한글 2.X의 암호 크랙 사건에서 한글 2.x대의 문서 암호가 풀렸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때 암호를 크랙한 분이 이승욱이라는 분인데 이슈화된 후 하이텔 플라자에 올린 글입니다. 


출처 : http://goo.gl/9QxWp 


이슈화되어 신문 기사로 나간게 1995년 3월 14일입니다. 그리고 글은 3월 15일에 올렸지요.  덕분에 한글의 보안 기능은 더 강력하게 변하게 됩니다.


아래 내용이 암호를 크랙한 이승욱씨의 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code21.exe의 프로그래머 이승욱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격려를 받으니 힘이 납니다. 며칠간 매우 바빠서, 하이텔에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오늘 들어와보니, 많은 메일이 도착하여 있었습니다. 


대부분, 파일을 보내달라는 공통된 내용이었기에, 이분들께는 일일히 메일을 못보내드리겠습니다. 아래의 제 입장을 보시면 이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 


1. 재공개 여부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불법이 아니라는 여러분들의 응답 대단히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품 구입시 따라오는 계약내용에 프로그램 코드 변경을 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전 이 내용에 걸려, 민사상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즉, code21은 hwps.exe를 patch하므로, 불법적으로 코드를 변경한 것입니다. 


다행히, 한컴측에서는 민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대신, 면책 조건으로, 아래아 한글의 자료 구조를 공개하지 않겠으며, code21.exe와 소스도 공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재공개는 불가합니다. 



2. 한컴과의 관계 


제가 code21.exe를 공개한 시점이 아래아 한글 3.0의 출시를 눈앞에 둔 시점이므로, 한글 3.0의 판매 촉진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예, 맞는 소리입니다. 관공서나 기업체 등에서는 즉시 버젼업을 해야만 합니다. 


이는 제가 다행히 3.0 출시 전에 프로그램을 완성했고, 제 원래 의도가 한글의 버젼을 한단계 늦게 따라가면서 code21을 버젼업 하면, 보안 유지를 해야할 파일은 신버젼이므로, 암호를 깰 수가 없고, 구버젼에 남아있는 파일은, 암호를 잊어버린 파일이므로 암호를 깨서, 파일을 사용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의견으로, 이찬진씨와 제가 같은 서울대학 출신이고, 학번도 별 차이가 없으므로, 어쩌면, 둘이 아는 사이이고, 이번 사태에 뒷배경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전혀, 이찬진씨와 관계가 없습니다. 전, 대학교때, 고시 공부를 하느라, 컴퓨터는 별로 손대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과사무실이 동떨어져 있는 관계로, 우연히 마주쳐서 알게된 적도 없습니다. 


또한, 한컴 측에서 영입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어렵게 공부해서 시험에 붙어 공무원생활을 이제 1년 했을 뿐입니다. 아직은 공무원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며, 어떤 회사이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그때가서 생각해도 되는 일을 벌써부터, 단지 의사를 물은 것에 불과한 때에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한컴 사람이 다 되었다는 등의 편향적 시각은 교정되어야 합니다. 


이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3. 암호 방식의 수준 


일부 의견으로 아래아 한글의 암호 체계가 선전과 달리 허술하여 풀린 것이고, 한컴의 기술 수준이 형편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아래아 한글의 암호 체계는 대단히 잘만든 체계입니다. 비록, 풀리기는 했지만, 모든 암호 체계는 언젠가는 풀리고, 풀린 암호 체계는 모두 허술하다는 삼단논법은 맞지 않습니다. 


아래아 한글은 암호 확인용 키와, 암호 해독용 키가 따로 구분되며, 문서 파일에는 암호 확인용 키만 저장됩니다. 


라인 단위로 암호화되므로, 어떤 패턴은 찾을 수가 있지만, 이 패턴은 자료 내용과 관련없는 형식에 대한 패턴이지 암호화된 자료 자체의 패턴은 아닙니다. 


암호에서 암호 확인용 키는 만들 수가 있지만, 암호 확인용 키에서 암호를 역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또한, 암호 확인용 키에서 암호 해독용 키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문서 파일을 뒤져서는 도저히, 암호를 깰 수가 없도록 만들었으며, 사실, 오랜 시간 동안 깬 사람이 없었습니다. 


또한, 문서 파일의 데이타 구조가 복잡하여, 이를 역으로 추적, 문서 파일을 재구성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보안을 철저히 만든 한글과 컴퓨터사에 대단한 찬사를 보냅니다. 


4. 프로그램 사용시 오류 


제 프로그램을 받아가신 분들께서도 에러에 대한 문의를 하셨습니다. 제 프로그램은 압축된 파일에서는 동작되지 않습니다. 또한, hwps.exe 파일을 패치하는 관계로 파일 크기가 커지면 읽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 아래아 한글의 자료 구조를 100% 알지 못하는 관계로 읽을 수 있는 파일은 압축되지 않은 파일의 80-90% 수준입니다. 다소 개선된 파일은 95%정도이나, 한컴측이 자료를 공개하기 전에는 100%는 무리인 듯 합니다. 


5. 새로운 프로그램 공개 


여러분들의 대답에 의하면,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위법이 아니며, 다만, 패치한 것이 문제가 되는 듯 합니다. 


제가 개발한 여러개의 프로그램 중에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사용했으나, 패치를 하지않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즉, 가능한 모든 문자를 시도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글암호에서는 실용성이 없으나(속도 문제), 숫자로만 된 암호에서는 실용성이 있습니다. 


최대 5개의 자리수로 된 숫자 암호를 10초안에 테스트하여, 이중에 암호가 있다면, 이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6자리이상도 테스트 할 수는 있으나, 1자리가 늘어날 때마다, 10배로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5자리수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숫자 암호에만 효과가 있으며, 영문자나 한글암호용 프로그램은 따로 있습니다. 


사용법은 numeric filename 형태입니다. 파일이 있는 곳으로 numeric.exe를 복사하여 설치하십시오. 


시솝님도, 이 프로그램을 빨리 등록하여 주십시오. 한컴측도 양해를 했고, 어떤 저작권 문제도 걸리지 않습니다. 


5. 개발 과정 


개발 과정을 밝히게 되면, 아래아 한글의 중요 취약점과 자료 구조가 드러나게 됩니다. 물론, 우수한 점도 드러나겠지요. 


하지만, 프로그램 보호법에 의해 이는 공개할 수 가 없으므로,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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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에서 창사 20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네요.한컴에서 창사 20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하네요.

Posted at 2010. 10. 19. 12:50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과컴퓨터가 올해로 창사 20주년이 됩니다. 
작년에는 한글 개발 20주년이었죠.
창사 20주년 기념으로 여러가지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20주년 기념으로 한컴오피스 2010 홈에디션을 10% 할인 판매하고, 
올해 20세(1990, 1991년생) 되시는 분들께는 20% 할인 판매하네요.
매일 20번째 구매 고객에게는 모니터도 준다고하니 가정에서 쓰실 분들은 저렴하게 구매하고 모니터 당첨 기회도 노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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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10 베타 테스트에 참가하세요.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10 베타 테스트에 참가하세요.

Posted at 2009. 9. 25. 13:22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07이 나온지 3년이란 시간이 지났군요.  한글과컴퓨터에서 차기 버전인 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10을 출시한다고 합니다.  출시에 앞서 클로우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한컴 오피스에는 한글만 있는게 아니고, 표 계산 프로그램인 넥셀과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슬라이드가 포함됩니다. MS의 엑셀과 파워포인트와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이라 보시면 됩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100명을 모집하네요.  클로즈 베타니까 오픈 베타도 있지 않을까도 하네요.

 

신청은 한글과컴퓨터 공식블로그 댓글과컴퓨터에서 하는군요.

 

신청은 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10 클로즈 베타 테스터를 초대합니다.에서 합니다.

 

참가하실 분은 여길 누르셔서 참가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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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A4 용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Posted at 2008. 10. 17. 22:23 | Posted in 한글 잡답

일정한 크기의 종이를 반으로 계속 자르다 보면 A1, A2, A3, A4 용지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어떤 규칙으로 만들어졌을까. 복사용지를 포함해 공문서 등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종이가 바로 A4 용지다. A4 용지의 규격은 297mm×210mm이다. 

  단순하게 300mm×200mm로 정하면 훨씬 편했을 텐데 왜 이렇게 복잡한 수치가 쓰였을까. 게다가 A4 용지는 우리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황금비를 이루지도 않는다. 황금비는 (1 +√5 ) / 2≒1.618인 반면, A4 용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약 1.414이다.


◎ 종이의 경제학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종이는 제지소에서 만든 큰 규격의 전지를 절반으로 자르고 또다시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절반으로 자르다 보면, 원래의 규격과 다른 모양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300mm×200mm와 같이 폭에 대한 길이의 비가 1.5인 종이를 절반으로 자르면, 200mm×150mm 크기로 만들어지고 이때의 비는 1.333(4/3)이다. 1.333의 비를 가진 직사각형은 1.5의 비를 가진 처음 종이에 비해 뭉툭해 보인다. 이런 종이를 실생활에 필요한 용도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부를 잘라내어 보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되면 아까운 종이와 펄프를 낭비하게 된다.

  독일공업규격 위원회(Deutsche Industrie Normen)는 큰 종이를 잘라서 작은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종이의 낭비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종이의 형태와 크기를 제안했다.
  적절한 규격을 선택했을 때, 타자지의 절반을 그대로 편지지로 사용하고 편지지의 절반을 그대로 메모지로 사용한다면 종이를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이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A4 용지다.


◎ 문제는 닮은꼴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종이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전지의 규격이 보기 좋아야하고, 이를 절반으로 자르고 또다시 절반으로 자른 작은 종이들이 전지의 규격과 같으면 바람직하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서로 닮은꼴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전지의 길이 대 폭의 비를 x:1이라고 하자. 그러면 이것을 절반으로 자른 종이의 길이 대 폭의 비는 1:x/2 이다. 두 직사각형이 서로 닮은꼴이므로 비례식 x:1 = 1: x/2 가 성립하고, 이로부터 이차 방정식 x2=2를 얻는다. 그래서 x=√2이다. 

  이렇게 전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를 √2로 택하면, 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이 비가 항상 유지된다. √2는 황금비는 아니지만 눈으로 보아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도형의 닮은꼴, 비례식, 이차 방정식, 무리수 등의 수학적 개념이 실생활에 유용한 종이의 재단에 이용된다.


◎ A4와 B4의 차이

  앞에서 A4 용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약 1.414였다. 눈치챘겠지만, 이 값은 실제로 √2를 가리킨다. 단지 제조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근사값을 택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297mm×210mm일까. A4 용지의 전지를 A0라고 하는데, A0의 규격은 1189mm×841mm이다. 더 복잡한 수치다. 그런데 A0 용지의 넓이를 계산해보면 999949mm2임을 알 수 있다. 이는 1000000mm2, 즉 1m2의 근사값이다. 

  A0는 폭에 대한 길이의 비가 √2이고 넓이는 1m2가 되도록 만든 종이이다. 이를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A1, A2, A3, A4 등의 ‘에이판’ 용지가 만들어진다.

  B4와 B5 용지도 많이 사용된다. 이런 종이도 A판과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다. 전지 B0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2이고 넓이는 1.5m2가 되도록 규격을 1456mm×1030mm로 정했다. 이를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B1, B2, B3, B4, B5 등의 ‘비판’이 만들어진다.

  A판과 B판의 모든 용지가 서로 닮은꼴(A0와 B0의 닮음비는 √1.5이기 때문에, 적절한 비율로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다른 용지에 복사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이 있다.

  A판과 B판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우리 눈에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황금비는 아니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황금비를 이루는 종이나 책을 찾아보기 쉬운 것도 아니다. 실제로 황금비를 이루는 직사각형을 그려보면 이것이 매우 길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수학적으로’ 만들어진 종이인 A판과 B판이 현대적 황금비가 아닐까.

과학동아 1999년 7월 허민/광운대학교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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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체와 돋움체의 배경바탕체와 돋움체의 배경

Posted at 2008. 10. 15. 22:22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은 본래 세로쓰기용으로 만들어졌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모양은 각이 지고, 두텁고, 울뚝불뚝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의 유일한 필기도구인 붓을 가지고는 창제 때의 한글 모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었고 붓이라는 도구의 특성과 한자 쓰기의 관습에 따라 자연히 흘림체로 변화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글체가 곧 궁서체였다. 결국 한글은 조선조 연인들에 의해서 아름답게 다듬어져 오늘날에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 바탕체는 조선조의 여인들에 의해 다듬어져 온 궁체 중에서 해서체를 기본으로 정리한 글자꼴이다. 그런데 이러한 한글꼴을 그동안 '명조체'라고 하였다.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최초의 새활자나 사진 식자가 일본을 통하여 도입된 경로를 보거나 그들의 가나 글자체가 붓글씨체이지만 한자 명조체(중국 명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가로 그은 줄기가 가늘고 세로 줄기는 굵으며, 줄기 끝 머리를 부리로 장식한 글꼴을 말한다)와 함께 쓰면서 똑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보면 일본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본래 명조체라는 것은 한자에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그동안 '명조체'라고 하던 한글꼴의 이름은 주체성이 없고,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각 분야에서 거론되어 1991년 문화체육부가 주축이 되어 새로 '바탕체'라는 이름으로 결정하여 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한글 돋움체라는 이름도 바탕체와 함께 1991년 문화체육부에서 지정한 이름이다.

  본래 고딕체로 통용되어 왔는데 이러한 유래는 로마자 알파벳의 글자체 이름이 일본에 그대로 전해진 것이 한글 명조체인 것처럼 그대로 우리가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성격의 한자를 대만에서는 흑체라고 부르며, 우리도 1960년대까지는 오죽체(烏竹體:이름의 유래 미확인)라고도 불렀다. 따라서 그나마 정확하지도 못한 이름을 무분별하게 그대로 쓰기보다는 한글 나름대로 고유한 이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이유로 '돋움체'라 부르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한글 돋움체는 가독성에서는 바탕체보다 떨어지지만 눈에 쉽게 뜨이는 특징이 있어서 각종 표지판이나 신문, 서적 등의 돋보임용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본래 한글 창제기의 글자체는 돋움체의 성격으로 되어 있다.

안상수, 한재준 지음, [한글 디자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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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 4. 글꼴이 나오기까지[글꼴] 4. 글꼴이 나오기까지

Posted at 2008. 10. 2. 22:03 | Posted in 한글 잡답

4. 글꼴이 나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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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꼴의 모양과 이름을 소개하는 글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많이 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점글꼴이나 윤곽선글꼴을 만드는 제작기법이나 프로그램방법도 심심치 않게 소개된 내용들이다.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글꼴이 나오기까지의 뒷 이야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꼴을 만드는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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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글꼴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나누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원도 그리기 -> 원도를 스캐너로 읽어들이기 -> 스캐너로 읽어들인 글자를 수정해서 다듬기 -> 독자적인 형식으로 글꼴파일로 저장하기'인데, 이때 원도를 직접 그리지 않고 사식용글씨를 스캐너로 읽어들여서 수정하고 다듬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원도를 그린 후에 다시 컴퓨터로 원도의 수치대로 직접 그리는 방법이다. 따라서 원도는 큰 종이에 미술을 전공한 디자이너가 글자를 한 자씩 디자인하는 방법을 썼고, 프로그래머는 이 원도를 보고 캐드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컴퓨터로 옮기는 번거로운 작업을 해야했다. 이럴 경우 개발비용의 중복은 물론 디자이너와 컴퓨터글꼴제작을 위한 프로그래머를 따로 두는데 따른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한양시스템의 전진홍 디자인실장의 말에 의하면 요즘은 프로그램과 기술의 발달로 원도그리기 과정이 생략되고 처음부터 바로 컴퓨터로 원도를 제작하고 이를 파일로 저장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양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회사들이 글꼴제작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성능이 매우 뛰어나 외국의 글꼴제작프로그램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자기 회사의 특성에 맞게 개발된 프로그램이라서 캐드나 외국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글꼴제작의 선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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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분야의 선구자는 돌아가신 최정호선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정호선생은 일제시대에 글꼴제작을 접하게 되어 일본어활자를 먼저 연구했으나 해방 후에 한글글꼴의 연구로 돌아서게 된다. 한글활자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선생은 동아출판사에서 활판인쇄 글자의 원도를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때 개발한 초기의 글꼴 몇벌은 대부분 일본의 모리자와와 샤켄에 팔아넘겼다. 이 부분에 대한 최정호선생의 회고는 이렇다.
'초기에는 일본의 회사들이 사식용 서체 개발을 의뢰해 연구비를 받고 그려주었다. 우리에게는 사식기가 필요하나 우리는 만들 수가 없어서 사야하는데 기계를 사면 우리 돈이 그만큼 나갈 것이 아닌가? 그래서 글씨값이라도 받자 해서 일본에 판 것이었는데 내겐 큰 덕도 안된 것 같다'
자본의 부족으로 인해서 일본 돈으로 한글글꼴을 만들고 이를 다시 사식기와 함께 역수입하는 안타까운 일이 펼쳐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한글과 한자글씨의 대부분은 최정호선생이 만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기본적인 바탕꼴과 돋움꼴은 물론이고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새바탕꼴(신명조체)이나 그래픽꼴 판테일꼴 등도 선생의 작품 중 하나다. 선생은 후배들에게 '요즈음 글꼴을 만드는 사람들이 글꼴을 만들 때 내 글꼴을 참고로 하는 모양이다. 내 글꼴을 응용하는 것은 대환영이나 그들은 나보다 더 정밀하고 아름답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늘 잊지 않는다.
요즘은 전문적인 디자인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튼튼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인 글꼴제작회사에서 글꼴을 제작하고 있으니 최정호선생 혼자서 외로운 길을 걸어왔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행복하다 할 수 있다. 덕분에 요즘은 한글글꼴의 수입은 없고 반대로 영문자나 한자를 비롯한 외국글꼴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글꼴업계가 그만큼 발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글꼴제작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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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글꼴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글꼴만 디자인해서 제공하는 회사를 빼면, 자체적으로 제작 판매까지 하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다. IBM PC용 글꼴을 기준으로 할 때 국내의 글꼴제작 회사 중에서 주목할 회사로 신명시스템, 골든시스템, 한국컴퓨그래픽, 한양시스템, 코닉 등이 있다. 이중에서 <아래한글2.0> ច세기>의 글꼴을 제공하고 <묵향>를 판매하는 한양시스템과 <사임당2.0> <글사랑>의 글꼴을 제공하고 <글꼴지기>를 판매하는 휴먼컴퓨터, <오토페이지>에 글꼴을 제공한 신명시스템이 PC사용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편이다. 때문에 한양시스템이나 휴먼컴퓨터를 가장 큰 글꼴제작회사로 알고 있는 분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글꼴제작회사는 서울시스템이다.

서울시스템은 그동안 주로 피씨용 프로그램보다는 기계장비와 전산사식쪽에 치중해온 회사라서 일반 피씨사용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편이다. 1985년에 설립된 서울시스템은 현재 종업원 수가 450명이 넘는 대기업으로 시스템공학연구소나 한국서체개발연구원 등을 설립할 정도로 자본력이 있는 회사다. 서울시스템은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제일 가는 회사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글꼴 디자이너와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제일의 글꼴제작회사다.
우리가 매일 보는 동아일보, 서울신문,경향신문,스포츠조선과 같은 신문글씨나 KBS, 내외통신사, 한국통신, 교학사, 계몽사, 금성출판사와 같은 수 많은 기관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자출판 시스템과 글씨가 바로 서울시스템에서 제공한 것이다. 물론 삼보의 엡슨프린터 글씨나 삼성HP의 레이저프린터 글씨를 비롯한 각종 컴퓨터용 글씨도 공급하고 있으며, 작년에 문화부에서 발표한 '문화부바탕체'라는 글꼴도 서울시스템에서 제공한 글꼴이다.
이번에 <한글도사>와 <정일품>를 만들어서 피씨프로그램용 글꼴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 그동안 휴먼컴퓨터와 한양시스템이 주도해온 글꼴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볼 일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두 회사쪽에서 보면 달갑지 않은 경쟁상대가 출현한 셈이지만 피씨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 크기인 서울시스템의 참여가 반가울 것이다. 이와 같은 글꼴제작회사의 경쟁으로 앞으로 피씨용 글꼴이 더욱 좋은 품질로 제공되고 가격도 낮아질 것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꼴제작회사와 글꼴시장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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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피씨프로그램용 글꼴시장은 급속하게 커졌지만 아직까지도 시장의 크기는 매우 작은 편이다.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다고 해도 몇 천 개 정도는 팔려야 겨우 수지타산이 맞는 것이 무른모시장임을 감안하면 많은 개발비가 드는 글꼴제품의 시장은 아직은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이때문에 개별적인 피씨프로그램용 글꼴제품의 판매는 아직 손해가 더 많은 처지다. 글꼴제작회사의 말을 들어보면 글꼴제품 몇천 개를 팔아서 남는 이익보다는 프린터와 같은 기계장치에 글꼴을 하나 심어주는 개발용역이 훨씬 편하고 많이 남는 장사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서울시스템이나 한양시스템과 같은 큰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의 크기는 앞으로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기 때문에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아직 시장이 작은데도 여러 회사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이유는 피씨용 글꼴시장을 통한 광고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글꼴지기'나 '묵향' 같은 제품을 통해서 휴먼컴퓨터나 한양시스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서 다른 분야의 납품의뢰가 들어오는 효과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글꼴제작은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초기투자가 많이 들어가고 매출성과는 금방 나오지 않는 분야다. 쉽게 말해서 초기에는 까먹기만 하는 분야고 이를 넘기지 못하면 주저앉기 쉽다. 따라서 자본이 든든한 회사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양과 질에서 더 나은 글꼴을 기대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국내의 글꼴제작회사들은 이런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지금은 현상유지 이상의 운영이 되고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 더욱 나은 품질의 글꼴을 선보일 것이고 국내 글꼴산업이 발전하리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가질 수 있다.

자본력과 기술력 문제 외에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문제 중의 하나는 학계하고 글꼴제작업계와의 관계가 긴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학계의 이야기가 너무 허황된 뜬 구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계의 연구와 산업계측의 현실적인 반영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학계는 훌륭한 연구성과와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해내고, 업계는 학계의 연구를 수용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서로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

<셈틀용 글꼴의 표준화는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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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제품은 현재 양과 질적인 면에서 발전하면서 가격은 더 싸지는 추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꿈만 꾸면 되는 처지나 개발자 입장은 여러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 과거의 문제는 자본의 부족과 기술력의 부족이 가장 큰 장애점이나 지금은 표준문제가 제일 시급한 문제다. 각각의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기술은 확보했으나 표준이 없다보니 중복투자개발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 사용자 역시 프로그램마다 글꼴을 중복해서 구입하고 컴퓨터에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체간에 글꼴의 형식을 통일시키고 표준을 정하는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휴먼컴퓨터가 '통합글꼴'을 들고 나왔지만 그 의도가 시장주도권의 확보에 있기에 성공의 가능성은 적다고 말할 수 있다. 통합글꼴은 기본적인 제작기법과 형식은 공개하지 않고 제작도구만 제공하는 형태이므로 다른 회사는 글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게 된다. 기술력이 모자라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 이러한 형태의 통합글꼴을 지지할 업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서 영어문자에 알맞게 만든 타입1이나 트루타입 형식을 택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한글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 미국시장에 계속 끌려가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글꼴의 표준은 업체간에 공동적연구를 통해서 표준을 정하거나 정부 차원에서 표준형식을 제정해주는 것이 해결책이지만 시장주도권을 다투는 업체나 느리기만 한 정부의 정책결정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때문에 글꼴형식의 표준을 정하는 일은 아직 먼 곳에 있는 느낌이다.

<글꼴과 글판의 관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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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글꼴과 글판의 관계를 소홀하게 여긴다. 글판을 치고 화면에 글꼴이 나타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고 글꼴과 글판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면에 글꼴을 출력하는 한글오토마타의 문제는 글꼴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두벌식은 네모틀꼴 세벌식은 빨래꼴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가 쓰는 두벌식은 한글의 구현원리에 맞지 않다. 이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가 몇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현상은 도깨불현상과 받침자를 독자적으로 찍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도깨비불현상이란 화면상에 글꼴이 나타내면서 임시로 글꼴을 뿌려주고 나중에야 정확한 글꼴로 바로잡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글꼴의 혼돈현상이다. 예를 들어서 두벌식에서 <두벌>이라고 치면 화면상에서는 <ㄷ(디귿) -> 두-> 둡 -> 두버 -> 두벌>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나는데 이때 첫자리가 'ㄷ(디귿),두,둡,두'의 순으로 네번이나 글꼴모양이 바뀌게 된다. 이로 인해서 지금 현재 어떤 글씨를 치고있는지 파악하기 힘들어 오타를 칠 확률이 높아지고,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물론 글씨가 한자리에서 여러 모양으로 깜박이면서 생기는 눈의 피로와 어지러움도 많은 시간을 화면 앞에서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세벌식을 쓰면 이러한 도깨비불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글꼴파일의 크기도 더 작아지고 속도도 빠르게 되므로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있다. 물론 도깨비불 현상은 두벌식에서도 빨래꼴글꼴을 사용할 때는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지만 도깨비불현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 두벌식 글판이 지니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받침자를 따로 찍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두벌식도 글꼴파일에는 닿자로 쓰는 기역과 받침으로 쓰는 기역을 따로 가지고 있지만 글판에서는 이 둘을 구별해서 입력하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받침자를 글꼴파일에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받침자만 따로 찍지 못하는 황당한 경우가 생기는 겻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닿자와 홀자도 따로 찍지 못한다. <가,각>의 '기역(ㄱ)'과 '아(ㅏ)'는 위치와 모양이 다른데 이를 따로 찍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글판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글꼴제작업계에서도 글판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글꼴제작의 낭비가 계속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글판이 세벌식으로 통일되기를 원하고 있다.

<한글의 구성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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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자음과 모음으로 만들어졌다. 오늘날은 모음이 무척 많아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모음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하늘을 뜻하는 '아래아(·)'와 땅을 뜻하는 '으(ㅡ)', 사람을 뜻하는 '이(ㅣ)' 세 개 뿐이다. '아래아(·)'는 하늘의 열림을 뜻하지만 입이 벌어지는 둥근 모양이기도 하며, '으(ㅡ)'는 땅이 지평선처럼 누운 모양이지만 발음할 때 입이 옆으로 벌어지는 모양을 뜻하고, '이(ㅣ)'는 사람이 서있는 모양을 뜻하지만 입을 벌릴 때의 위아래로 벌어지는 모양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자음은 각각의 소리가 발음날 때의 발음기관을 본따서 만들었다.
모음의 구성요소도 3개지만 글씨 한 자도 초성, 중성, 종성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컴퓨터에서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한글의 장점을 살리고자 한다면 먼저 한글의 제자원리부터 검증해서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글의 제자원리를 알고 싶은 분은 '훈민정음해례본'이나 '훈민정음언해본'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기계화에 관심 있는 분은 송현선생이 지은 <한글기계화 운동> <한글기계화 개론> <한글 자형학>와 같은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한글의 제자원리는 자소를 음절 단위로 모아쓰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원리를 벗어난 완성형코드도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표현 불가능한 글씨가 많다보니 글꼴을 제작할 때도 완성형 글씨 몇 천 글자만 제작하고 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완조형이라는 방법을 쓰지만 조합형으로 출력할 때와 완성형으로 출력할 때의 글씨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글씨를 한 자 한 자 모두 만든다는 것도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코드문제는 글꼴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과 자유중국의 경우 한자를 일일이 그리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고 또 글꼴파일의 크기와 속도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 자씩 그리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기본적인 획만 그려놓고 한자를 출력하면서 획을 조합해 출력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조합형코드를 사용할 경우 모든 글씨 표현이 가능하고 닿자, 홀자, 받자 한 벌씩만 있으면 모든 글씨의 조합표현이 가능하다. 또 속도와 크기 면에서도 완성형보다 훨씬 나은 여러가지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보다 경제적인 글꼴생활을 위해서 완성형코드 대신에 조합형코드를 표준으로 사용해야겠다.

<가독성 높은 글꼴을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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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제자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글판과 코드, 글꼴과 글틀프로그램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한글의 특성을 생각하면서 글꼴을 만든다면 무엇을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까? 아름다움과 독창성도 중요하겠지만 역시 첫번째는 가독성 부분일 것이다. 얼마나 빨리 글씨를 읽을 수 있냐는 문제인데 가독성이 나쁜 글씨로 읽을 때 한 시간 걸리는 글을 가독성이 좋은 글씨로 읽으면 30분이면 된다면 이 시간만큼 버는 셈이고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가독과 판독을 구별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가독과 판독을 구별하면 다음과 같다.

>>> 판독은 가독의 선행개념으로서, 글자 한 자 한 자를 판별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가독은 이 판돈된 글자를 단어로 파악하고, 문장으로 파악하여, 그 뜻을 헤아리는 과정을 말한다. 글자는 판독하고, 문장은 가독한다고 할 수 있지만, 글자를 가독하고 문장을 판독한다고 하기는 어색하다
- 송현 지음. <한글자형학>에서 끌어씀 -

판독에 앞선 선행개념으로는 '변별'이라는 개념도 있는데 이는 한글의 각 자소인 닿자 홀자 받자를 구별해내는 것을 뜻한다. 변별은 글자를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무척 중요한 개념이 되고, 특히 자동글씨판독기술 발달을 위해서는 글씨판독을 위한 각 자소의 변별이 앞서야하므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영어의 경우는 변별과 판독의 거의 동시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차이가 적지만 한글은 변별과 판독의 선후과정이 확실하게 차이난다. 특히 글자꼴을 만드는 사람은 변별에 대한 이론의 연구가 없을 경우 올바른 글꼴을 만드는 일이 힘들 것이다.

<빨래꼴이 한글의 특성에 맞는 글꼴구조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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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꼴을 보면 알겠지만 네모꼴과는 달리 네모틀 안을 꽉 채우지 않고 위아래 길이가 들쑥날쑥하다. 이 모양이 꼭 빨래줄에 빨래가 걸린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빨래꼴이다. 빨래꼴은 네모틀에 길들여진 눈으로 보면 단정해보이지 않는 글꼴이다. 그러나 이 글꼴은 네모틀꼴보다 가독성이 뛰어나다. 위아래 길이가 일정한 영어대문자보다 위아래가 들쑥날쑥한 영어소문자가 더 읽기 편하고 빨리 읽혀지는 이유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한글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좌우폭은 일정하고 위아래 길이가 다른 모양이었다. 옛날 책이 세로쓰기인 까닭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받침의 있고없음이 위아래 길이를 다르게 만든 이유다. 따라서 네모틀글꼴과 탈네모틀글꼴의 대표적인 글꼴인 빨래꼴글꼴을 비교한다면 빨래꼴글꼴이 제자원리에 더 충실한 글꼴이다. 제자원리는 글꼴을 다루는 모든 분야에서 깊이 연구해야할 내용이다. 꼭 글꼴분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글꼴을 다루는 모든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제자원리를 공부하고 다루어야 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글틀인 <아래아한글>의 경우 1.5까지는 글자수로 용지의 여백을 정해왔는데 2.0부터는 용지의 좌우여백으로 여백을 정하게 만들었다. 예상하지 않았던 이 변화에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인다. 아마도 미국의 글틀을 본받겠다고 이렇게 바꾼 것인지지 모르지만 이는 한국형글틀을 표방해온 한글과컴퓨터사의 외침과는 너무 동떨어진 변화다.
앞서 말한대로 한글은 좌우폭이 일정한 제자원리를 가지고 있다. 이 제자원리는 늘 지켜져 내려왔고 근대 이후로는 정방형 일본식자에 의해서 더욱 굳어졌다. 따라서 한 글자의 좌우폭은 어느 곳에서도 일정한 수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시작글씨부터 마지막글씨까지의 길이나 글자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한글은 한 줄 당 글자 수가 같으면 각 줄의 좌우 길이가 일정하다. 물론 여백도 늘 일정하기 마련이다. 한글의 경우는 80자에 한글자당 크기를 곱하면 정확하게 왼쪽부터 몇 cm까지 글씨가 들어가는지 알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종이크기에서 왼쪽 시작 위치와 글씨크기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오른쪽 여백도 뺄셈으로 쉽게 계산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영문자의 경우는 좌우로 글씨의 길이가 다른 좌우가변폭문자다. 따라서 그들은 80글자의 좌우길이가 몇 cm나 되는지 알길이 없다. 그들은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이 반듯하게 내려가도록 문장을 조절하려면 글자수로는 안되고 종이에서 왼쪽 오른쪽 여백으로 맞추어야 가능하다. 그들이 종이크기를 기준으로 해서 여백을 설정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물론 그들 역시 이러한 방법으로는 글자수를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컴퓨터에서는 가능하면 글씨폭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인쇄는 대부분 가변폭글씨를 사용하면서도 컴퓨터에서는 한 줄을 80자로 고정시키려는 이유가 글자수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바이트 수의 계산을 쉽게 하고 프로그램을 쉽게 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통신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줄을 80자, 또는 64자로 글자수를 맞추어서 문서를 작성해야하는데 이때 여백주기를 글자수로 해야하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낄 것이다.
가변폭글씨를 사용하는 그들조차도 컴퓨터에서는 일정폭글씨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한글과컴퓨터사는 거꾸로 이들의 단점을 따라서 '아래한글2.0'을 만들었으니 딱한 노릇이다. 물론 전자출판을 위한 가변폭글씨의 채용 때문에 이런 문단기능을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글의 제자원리와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한글 역시 가변폭글씨의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안상수꼴과 같은 글씨가 가변폭을 이용하여 한글의 아름다움을 살린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한글의 특성을 생각할 때 가변폭글씨 중심으로만 문단을 정하는 아래아한글의 문단기능은 고려해봐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좌우여백으로 문단을 정하는 기능과 글자수로 문단을 정하는 1.5판의 기능이 합쳐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꼴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와 인식조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형글틀의 추구는 공허한 외침이 될 것이다. 프로그램제작회사의 많은 연구와 올바른 인식을 기대한다.

<훈민정음시대부터 살펴본 글꼴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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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글글꼴의 모습을 보면 한글창제시대로 복귀하는 느낌을 받게된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글꼴의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는 이야기다. 과거의 책에 쓰인 글씨 중에서 뽑아서 책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컴퓨터 분야에서도 옛글씨 모양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때문에 훈민정음시대부터 그동안의 글꼴변화를 활자본 책을 기준으로 살펴보고 시기별 특징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았다. (자료는 '디자인'잡지에 실린 이양재씨의 글을 참고했다.)

1. 훈민정음: 설명이 필요 없는 이책은 1446년에 간행한 목판본이다. 글씨의 모서리부분을 모나지 않게 처리한 것이 이 글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적으로는 직선, 사선, 점, 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글씨 한 자 한 자는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

2. 동국정운: 1448년에 간행된 활자본으로 훈민정음보다 글씨선이 더 가늘고 글씨의 모서리가 모나게 되어있는 글꼴을 보여주고 있다.

3. 석보상절: 1449년에 간행된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소릿점이 글씨에 붙어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모음부분의 점이 짧은 직선으로 되어있다. 즉 '아(ㅏ)'자의 가로부분이 전에는 점으로 되어있었으나 이때부터 세로선에 붙은 짧은 가로선으로 나타난다. 요즘의 돋움꼴이다. 이를 통해서 한글은 처음부터 돋움꼴이었고 활자로서도 돋움꼴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한자에서 사용하던 종래의 해서체나 예서체풍의 인서체개념을 깨뜨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4. 을해 한글자의 주자증손여씨 향약언해: 1574년 이전에 간행되었으며, 돋움꼴이 아닌 예서체 형식이다. 즉 첫번째 한글 해서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5. 경진 한글자의 소학언해: 1587년에 간행된 이 책의 글꼴은 뒤에 나오는 궁체의 기초가 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 훈련도감 한글자의 시경언해: 글자 옆에 붙던 소릿점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글사용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7. 정리 한글자 오륜행실도(1797년): 균형이 잡힌 글꼴로 궁체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서체로 쓴 궁체는 지금의 바탕꼴에 해당하는 모습이다.

8. 신명초행 : 1864년 간행된 목판본으로 전형적인 궁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흘림체이다.

9. 한국어문법: 리델신부가 요꼬하마에서 1880년에 주조한 한글 최초의 근대식 연활자로 글꼴은 최지혁의 것이다. 이를 개량한 것이 박문국으로 수입되어 신문 잡지 책의 인쇄에 사용되었는데 20세기 전기에 사용된 근대식 연활자의 모체가 되었다.

<기계화시대와 한글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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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과학적인 글씨라는 이야기는 숱하게 듣는다 이는 한글이 기계화 시대 과학문명의 시대에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이를 소홀하게 여겨 잘못된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영문자는 대소문자 52자만 있으면 되는데 한글은 자소가 더 많아서 기계화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한글의 제자원리가 자소의 모아쓰기라는 점을 안다면 그러한 잘못된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 실제로 미국유럽의 알파벳과 함께 타자기로 가장 효율적이고 완벽한 모습을 가진 글씨는 한글이 으뜸이다. 한자나 일본어를 타자기로 구현하는 방법을 잠깐이라고 생각해본다면 한글의 과학성에 감탄할 것이다. 음절 수가 많은 한글이 일본처럼 음절마다 하나의 글씨를 가지는 형태를 취했다면 타자기 개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타자기 개발이 가능한 이유는 발음과 표기는 음절 단위나 구성요소는 자소 단위의 모아쓰기를 취한 한글의 특성 덕분이다.

또 어떤 사람은 영어는 획이 간단한 자모음의 풀어쓰기이기 때문에 스캐너로 읽어들여서 자형판독을 하거나 펜컴퓨터에서 글씨를 인식하는 모습이 한글보다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글씨의 자동판독 부분에서는 획수의 많고 적음보다는 획의 구성원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한글은 창제때부터 돋움꼴을 기본글씨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로세로 직선과 대각선 그리고 원으로만 되어있다. 이 획처럼 판별하기 쉬운 도형구조는 없다. 그러나 영문자는 불규칙한 구름무늬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가 이를 판독하거나 계산하기가 한글보다 더 어렵다. 펜컴퓨터나 글자판독장치와 한글글꼴구조의 상관관계는 나중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상세하게 발표할 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여기서는 간단한 예만 들어보겠다.

펜컴퓨터가 없으니 마우스로 가로선을 그렸다고 생각해보자. 처음 점을 (x1,y1)의 좌표라 하고 쭉 이어져 끝난 점을 (x2,y2)라고 하자. 중간에 이어진 점의 좌표는 여기서는 일단 제외하고 시작점과 끝점만으로 판독한다면 어떤 선인지 알아내는 판독공식은 (x2-x1/y2-y1)이다. 가로선이라면 가로, 즉 x선을 따라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한 거리는 무척 길어도 위아래(y축)로 이동한 길이는 거의 없거나 가로선의 이동길이에 비하면 몇십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x축 좌표의 변화폭이 y좌표의 변화폭보다 월등히 크면 가로로 된 직선이고, 반대라면 위에서 아래로 그은 세로선이다. 대각선일 경우는 가로선과 세로선의 변화폭이 1:1에 가까울 것이다.
원의 경우는 시작점과 끝점이 동일한 좌표를 가지고 폐곡선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역시 판독하기 쉽다. 그러나 BCDGJOPRQ와 같은 영문자에 사용된 구름무늬의 선을 판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글은 가로세로 대각선과 원만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각각의 요소를 판별하기가 세계 어느 글자보다도 쉽다. 또 가획(획을 더함)의 원리로 자모음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로세로선과 대각선, 원의 최소단위 판독을 바탕으로 한 자모음의 구별도 어떤 글자보다 쉽다.
니은자의 경우 세로선을 먼저 긋고 세로선의 왼쪽 끝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선을 그은 형태다. 이런 구조를 지닌 글씨는 니은자 하나 뿐이다. 여기에 세로선의 위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로선을 그은 글씨는 디귿자다. 이처럼 한글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명쾌하다. 한글이 영어보다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글글꼴의 구조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지니는 편견이라고 볼 수 있다.
한글글꼴의 구조에 대해서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결코 이러한 생각을 가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훈민정음에 쓰여진 제자원리를 단 한번이라도 공부해본다면 한글이 얼마나 훌륭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감탄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글꼴은 한글의 제자원리를 충실하게 지키는 글꼴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글꼴을 디자인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지식은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나 미적감각각을 요하는 디자인지식이 아니라 한글에 대한 원리와 한글의 구조에 대한 공부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보잘 것 없는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글글꼴을 연구해서 더욱 나은 한글글꼴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글꼴이야기. 끝.

출처 : http://www.help119.com
http://syprint.co.kr/bbs/view.php?id=press&page=18&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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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름 뜻풀이사람이름 뜻풀이

Posted at 2008. 9. 25. 21:27 | Posted in 한글 잡답

예전 홈페이지에 있던 자료가 있어 블로그에 올려 봅니다.

김슬옹/김불꾼/신연희, 1994, 한글이름 사전(미래사, 640쪽)에서 / manname.hwp

[책머리말]

- 우리는 왜 이런 책을 펴내게 되었나

金庸性, 金世中
김용성, 김세중
김슬옹, 김불꾼

이름을 첫번째 표기(金庸性,金世中 )로 자랑스럽게 즐겨 쓰던 시절이 있었다.
이름을 첫번째 표기(金庸性,金世中 )로 쓰는 것이 어찌나 부끄러웠던지 공문서 작성할 때마다 분노를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두번째 이름으로만 서류를 꾸미곤 했는데 서류 담당자들은 첫번째 표기를 강요하곤 했다. 그래서 아예 한자가 없는 세번째 표기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러니 그 누구도 한자로 표기하지 않았다고 탓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우리 글자(한글)를 세계 최고의 과학적 글자로 추켜 세우면서 그래서 글자 기념일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우리다와야 할 이름을 한자로 짓고 한자로 즐겨 표기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더욱 이상한 것은 그러한 모순을 모순이라 인식하지 못하는 풍토에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기나긴 역사에서 한자로 이름을 짓는 방법이 일반화 된 것이 고작 100년도 안 되는데 그것이 대단한 전통인냥 떠받들고 있다. 가장 대중적이어야 할 신문을 보면 이런 한심한 현상은 더욱 가관이다. 그들은 한글로 표기를 원해도 애써 한자로 바꾼다. 그런 작태의 바탕을 보면 읽기 힘든 세로쓰기에 한자를 섞어 쓴, 일본 신문을 열심히 모방한 답답한 모습이 보이고 그 뒷면을 보면 기득권층의 도도한 보수 물결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순우리말 이름의 소중한 전통을 되살리면서 이름이 이름다운 구실을 하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이 책을 엮었다. 한글 이름 짓기를 좀 더 과학화시켜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서 편안하게 다가오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엮은이들이 직접 참여한 대학생 한글 운동 모임과 한글 이름 펴기 모임 등의 빛나는 업적이 있었다. 특히 서울대 국어운동 학생회의 ‘고운이름 자랑하기 대회’는 한글이름이 널리 퍼지는 기폭제 구실을 하였고 배우리님의 ‘한글 이름 고운 이름(해냄 출판사)’과 밝한샘님의 ‘아름나라 ’는 한글이름이 널리 체계있게 퍼지게 하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었다. 이밖에 많은 분들의 앞선 업적을 대폭 수용하여 또 다른 방법으로 한글이름의 대중화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한글이름에 관한 여러 논의를 이론화시키고 한글이름 짓기를 말만듦법(조업법) 차원에서 과학화시키며 기존 이름을 수집하여 그러한 이론을 검증하였고 마지막으로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순우리말 목록을 모아서 제시하였다. 뜻풀이가 없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이런 목록은 목록 나름대로 그 값어치가 있다. 곧 이름을 지을 때 그 두꺼운 사전을 모두 검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목록은 그러한 검색이 가능하다. 그러면 뜻풀이를 모르는데 검색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그러나 토박이말의 장점은 한자말와는 달리 직관이나 느낌에 의한 접근이 쉽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름이 뜻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대개 소리‧형태에서 출발하므로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검색하다가 ‘옹골차다’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마음이 들 경우 형태는 일단 통과한 것이므로 국어 사전을 다시 찾아 확인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름을 지금 당장 토박이 이름으로 바꾸거나 짓자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한자로는 표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한자의 도움이 없이 이름을 짓자는 것이다. 가장 우리다워야 할 이름을 좋은 제나라 글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남의 나라 글자(한자)로 표기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한글이 우수한 글자니 과학적인 글자니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웃기는 지식인들이 많으니 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일인가?

이제는 제법 한글 이름에 대한 사람들의 눈썰미가 좋아졌지만 실제로 짓고 호적에 까지 올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실제 한글 이름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못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집안 어른들의 반대이고 또 하나는 실제 지으려고 해도 어떻게 지을지 몰라 그런 경우이다. 물론 뒷쪽의 경우 “한글 이름펴기 모임”이나 이쪽의 전문가들에게 의뢰해서 하면 되지만 그 또한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전문가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절차상의 여러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엮은이도 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지어 주었지만 지을 때마다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 짓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자료를 가지고 어떻게 짓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난감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리님의 “한글이름 고운이름”같은 훌륭한 책과 한글 이름 펴기 모임의 여러 훌륭한 자료가 있지만 이번에는 좀더 색다른 방법으로 그 길을 찾아 보고자 함이었다. 먼저 한글 이름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과학화시키고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순우리말 총목록을 싣게 되었다. 이밖에 다양한 전산 분석을 시도하였으나 실제 이름을 짓는데 꼭 필요한 정보만을 책에 싣기로 하였다. 책의 부피도 부피려니와 그밖의 자료의 효용성을 고려해서이다.

그리고 굳이 ‘사전’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이 책 부피의 대부분(첫째 마당을 제외한 나머지)이 사전 형식을 지향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사전이라는 책의 주된 구실이라 할 수 있는 ‘효용성’ 극대화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첫째 마당은 넓은 뜻의 일러두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짓기 사전’이라 함은 이름 사전으로서의 독특함과 실제 이 사전을 활용해 한글 이름 짓기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곧 둘째, 셋째, 넷째 마당은 모두 이름 짓기를 위한 재료들이며 첫째 마당은 그 재료들을 이용해 이름을 창조하기 위한 방법 틀이다.

위 자료들을 처리하는데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자료 수집과 정리(전산화)를 도와 준 상명여대 우리말 연구회, 건국 대학교 한말글 사랑터, 서울대 국어 운동 학생회, 연세 대학교 말글컴과 국어운동 학생회, 서울 여상 학생들 등 여러 모임에서 도움을 주었다. 특히, 윤여창, 장석배, 김남균, 이윤규 군등은 자료 처리를 많이 도와 주었고 김경서, 최윤석 군등은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자료를 제공해 준 전화국 박 00님과 삼성 생명 홍보부 여러분의 고마움도 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끊임없는 격려로 힘을 주신 한글이름 펴기모임 여러분들과 특히 한글 이름의 참된 가치를 일깨워 주시고 여러가지로 이끌어 주신 배우리, 밝한샘 두 분께 특히 감사 드립니다.

끝으로 이 책의 기획을 도와 준 이기섭님과 불황 속에서도 고귀한 땀을 흘려 주신 미래사 김준묵 사장님과 편집부 직원들께 감사 드립니다.

4326(서기 1993년) 8월 30 일

내용은 첨부한 파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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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는군요.한글과컴퓨터에서도 블로그를 운영하는군요.

Posted at 2008. 3. 14. 08:08 | Posted in 한글 잡답
회사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곳이 하나 둘 씩 생기고 있군요.  LG 전자에서 TV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안철수 연구소도 회사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에서 이번에 홈페이지 리뉴얼을 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네요.    네이버나 다음, 티스토리와 같이 개인들이 참여하여 블로그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만듯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자들의 개발 이야기와 한글과컴퓨터의 일상, 그리고 양왕성 연구소장의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3가지를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연구소장님의 블로그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짝 들여다보니 위와 같은 글이 들어있네요.

블로그는 한글과컴퓨터 홈페이지 > 커뮤니티 > 한소프트 블로그로 접속하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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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고객지원 받는법‥고객센터 문의는 월요일, 제품번호 홈페이지에 등록SW 고객지원 받는법‥고객센터 문의는 월요일, 제품번호 홈페이지에 등록

Posted at 2007. 5. 30. 18:57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과컴퓨터에서 고객지원과 관련한 도움말을 최근 소개했다고 합니다. 관련 글이  한국 경제 신문에 나와 있어 소개합니다.

원본글 : 한국경제 신문 5월 30일자 기사


윈도비스타가 올해 초 출시되면서 한동안 소프트웨어 업계의 화두는 호환성 구현이었다.

최근에는 인터넷뱅킹을 비롯해 대다수 인터넷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의 윈도비스타간 호환작업이 마무리되는 추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소프트웨어가 특정 시점에서 먹통이 될 때 등에 고객지원받는 방법을 몰라 당황하기 일쑤.

한글과컴퓨터는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고객지원을 위한 도움말을 최근 소개했다.

한컴에 따르면 고객이 소프트웨어 지원에 대한 문의를 할 때 걸리는 시간은 평균 7~8분, 길게는 1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자체는 물론이고 운영체제, PC사양 등에 대한 전체적인 상담이 이뤄지기 때문에 놓쳐서는 안 된다.

우선 제품 번호를 챙겨놓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권증서 또는 CD 케이스 뒷면에 표시된 제품번호는 고객지원시 정품 사용자임을 증명해준다.

자동차로 치면 자동차등록증과 같은 것으로 정상적인 고객지원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의외로 이를 챙기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업무상 SW를 빌려줄 때가 많은데 이때는 제품번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빌려간 사람이 홈페이지에 자기 명의로 제품번호를 등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실제로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실제 사용자로 인정되지 않아 고객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제품 설치 후에는 꼭 해당 제품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등록해 놓는 것이 좋다.

고객센터는 가급적 월요일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로 전화로 소프트웨어 고객지원을 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컴의 경우 평일 통상 400여건의 문의전화를 받는다.

시간대로는 대개 오전 9~10시, 오후 1~2시가 한산한 시간이다.

요일별로는 월요일이 한산하고 수·목요일이 가장 문의가 많다.

문의 전 현장을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사용 중 오류가 있거나 이상 징후가 있을 때는 PC를 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현장 보존을 꼭 해놔야 한다.

오류 표시 화면을 캡처하거나 상담할 기능이 있는 부분에 화면을 멈춰놓고 고객지원센터에 연락해 문의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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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의 한글TV 속의 한글

Posted at 2007. 2. 2. 13:05 | Posted in 한글 잡답
요즘 주말에 MBC에서 하는 하얀 거탑이라는 방송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드라마에서 병원을 소재로 하는 것들이 다수 있었으나 모두가 결론은 사랑 이야기로 끝나 버려 이게 의학 드라마인지지 사랑 드라마인지  분갈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냥 병원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라고하면 정확하겠네요.

하얀 거탑은 사랑이라는 주제보다는 병원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문제들을 긴장감있게  다루고 있어 아주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방송 중간에 보다보니 익숙한 프로그램이 나오는데 바로 한글 2005입니다.

한글 2005

한글 2005 실행 화면


이력서

한글로 만든 이력서


외과 과장 후보로 외부에서 노민국을 추천하는데 그 추천 문서가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한글은 가장 최근 버전인 한글 2007이 아니라 한글 2005입니다. 아직까지는 2007이 많이 보급이 덜 되었나 봅니다.

그 이전에도 가끔씩 한글이 실행되기도 했는데 이번만큼 크게 나오지 않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한글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하게 한글임이 표시가 되네요.

방송에서 오래간만에 한글을 보게되니 조금 기분이 업이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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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HWP(한글) 파일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고손상된 HWP(한글) 파일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고

Posted at 2007. 1. 22. 15:30 | Posted in 한글 잡답

문서를 작성하다보면 문서가 손상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몇시간 또는 몇일 동안 작업한 내용이 어느날 불러오니까 "손상된 문서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불러오지 못할 때의 그 당혹감이란.  글을 많이 쓰는 분들은 이런 경험이 한 두 번씩은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문서를 작성할 때 문서가 손상될 가능성을 대비하여 여러가지 작업을 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문서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몇일 전 블로그에서 도아님이 쓰신 손상된 HWP 파일 파일 복구하기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QAOS를 운영하시는 분이 쓰신 글인데 꽤 설득력이 있어서 실제로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내용에 완전히 복구는 안되고 텍스트만 복구가된다고하였는데 텍스트만 구하더라도 그게 어딥니까? 텍스트만 복구가되어도 문서 전체의 80% 이상은 복구한 거나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프로그램을 받아서 설치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손상된 파일이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손상된 한글 파일을 구했습니다.  몇개의 파일을 복구하였는데 결과는 ....

문서의 완전한 복구는 불가능하더라도 텍스트라도 복구해 주었으면 다행이라 싶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전혀 복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으나 텍스트도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였습니다.  설명해 준 글에서처럼 1번뿐만 아니라 3번째 항목까지 체크하고 복구하였으나 텍스트들도 대부분 깨져서 나타나고,  몇 십쪽 중의 반쪽 정도가 깨지지 않고 나타나내요. 전혀 복구 안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리 큰 효용성은 없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복구하면 대부분 이렇게 깨져서 나타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정 문서의 일부 영역에서는 이렇게 복구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나온 이유가 아래 2가지 경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조금 아쉽네요.
1) 테스트한 문서를 구할 수 없어 문서의 수가 너무 적었다.
2) 압축된 파일이었다.(압축한 경우 복구가 더 힘들어집니다.)

결론은 이미 손상된 경우에는 복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서가 손상되지 않도록하는 것 주의하는 것이 복구하려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문서는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합니다.

"문서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을 참고하여 문서가 손상되지 않게하고, 손상되더라도 최대한 복구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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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사용하는 한글 버전 및 빌드 확인하는 방법을 아시나요?자기가 사용하는 한글 버전 및 빌드 확인하는 방법을 아시나요?

Posted at 2007. 1. 20. 17:27 | Posted in 한글 잡답
자기가 쓰고 있는 한글이 버전이 무엇이고 빌드 번호는 무엇인지 혹시아는지,  그리고 한글에서는 어떤 식으로 빌드 표시를 하고 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이건 한글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WIndows Vista나 MS Office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표시합니다.

한글의 제품 정보를 보는 방법은 한글을 실행한 후 [도움말-한글과컴퓨터 한글 2007 정보]를 누르면 나타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면 위 그림처럼 나타나는데  그림 아래에 4줄이 나타나죠.

1번째 줄은 회사나 단체 이름입니다.
2번째 줄은 사용자 이름
3번째 줄은 제품 번호

이 3가지는 설치할 때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에 있는 내용이 한글의 버전을 나타냅니다.
저는 지금 한글 2007 최신 버전을 쓰고 있습니다.

뭐라고 나와 있나묜 7.0.3.252 라고 되어 있네요.
7과 0과 3과 252 4가지로 구분이 되어 있죠.

첫번째와 두번째는 일반적으로 버전을 뜻 합니다.
한글 2007이 7.0이라는 뜻이죠.
그 이전 버전인 한글 2005는 6.7이었습니다.


앞의 1번째 오는 숫자는 아주 큰 변화가 있었을 때 사용합니다.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을 때 숫자를 바꿉니다.
두번째 숫자는 마이너 업그레이드로 기존 제품에서 기능을 추가하였을 때 수치를 한단계 높입니다.

한글 2005에서 한글 2007로 바뀌었는데 6.7에서 7.0으로 바뀌었는데 무슨 큰 변화가 있었을까요?
한글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만 이때 한글뿐만 아니라 시트 프로그램인 넥셀,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인 슬라이드가 프레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게 아주 큰 작업이었죠. 그래서 앞 자리가 6에서 7로 변합니다.  주로 엔진을 바꾸거나 하는 작업을 합니다.

두번째 자리는 이런 메이저적인 변화는 없지만 프로그램 개선을 위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을 때 바꿉니다.  한글 2004에서 한글 2005로 변할 때 6.5에서 6.7로 바꾸었습니다.

그렇다면 3번째 자리는 무엇을까요?
이건 3번째 패치다란 뜻입니다.
7.0이 3번 패치가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은 빌드 번호인데 252번의 수정 작업을 반영했다는 뜻입니다.
보통 한번 번호가 올라갈 때마다 한개, 또는 수개 또는 수십개의 버그가 고쳐집니다.
그러므로 수치가 올라가면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반드시 그런 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이런 식으로 표시합니다.
사용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버전 정보를 한번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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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1.5 Sample 파일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한글 1.5 Sample 파일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Posted at 2007. 1. 13. 19:38 | Posted in 한글 잡답

지난 번 도스용 한글 1.5를 아시나요? 라는 글을 올렸다.  그렇다면 1.5의 샘플 파일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아무런 효과 없이 간단한 텍스트 문서가 들어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의 중허리 장산곶은 그 텃세가 거세기로 유명한 곳이다.  대륙의 묏뿌리가 바다를 향해 미친듯이 냅다 뻗히다가 갑자기 허리가 잘리니, 거기서부터 깊은 수렁이 생겨 물살이 숨가쁘게 소용돌이친다.

따라서 망망대해와 접해 있는 중국대륙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기압골의 변화는 곧바로 장산곶 마루턱에 와 닿아 그곳의 세찬 물살과 함께 풍랑이 조용히 잦을 날이 드물다.
이리하여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성깔이 드세고 풀뿌리 나무잎까지가 약한 놈은 견뎌 배기질 못하고 거칠고 우람한 낙낙장송만이 살아남아 드높이 우거졌다.

이 우거진 솔밭에는 유명한 전설이 많았다.  장산곶 사람들이 원래가 성깔이 드세니 갖가지 민란을 일으켰다가 관군에 쫓기면 이 숲속에 와 숨는데 그럴라치면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고 혹 만용스러운 관군이 그 숲속에 한 발길이라도 들여 놓을라치면 금방 칼끝에 녹이 슬어 백발백중 민란의 주역들에게 당했다는 전설이다.

왜 써 보지도 않은 칼끝에 녹이 슬까.  바로 그 숲속은 무서운 날짐승 매의 보금자리였기 때문이었다.  이놈의 매는 어찌나 사나운지 그 사나운 정기 때문에 매가 사는 곳에 침입한 못되먹은 관군의 칼은 말할 것도 없이 그 놈들이 갖고 다니는 쇠붙이는 모두 녹이 슬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민란을 일으킨 주역들의 정기는 이 사나운 매의 정기와 꼭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나운 매 가운데서도 장수매(우두머리)가 있는 법이었다.  이를테면 장산곶 매란 이 장수매를 이른다.

이 장수매는 장산곶 바닷가, 몇억년을 두고 요동치는 물결에 시달려 깎아지른 듯 높이 선 벼랑, 그 바람찬 절벽에 솔밭이 우거진 어둠침침한 곳에 노상 둥지만 틀고 앉았는 것이다.  천리밖에 개미새끼 한마리의 움직임도 포착한다는 유난히 빛나는 눈매, 밤송이처럼 뻐그러진 앞가슴, 사나운 발톱, 지칠 줄 모르는 칼날같은 날개, 여기에 슬기와 용맹을 곁들인 장수매는 이렇게 이상한 성품을 가진 놈이었다.
좀처럼 숲속에서 나오는 법이 없는 놈이었다.

그러나 한번 날개를 쳐 하늘에 떴다고 하면 천하의 날짐승, 들짐승들이 겁에 질려 맥을 못추고 그 사나운 정기가 온누리에 서려 밭을 갈던 찌릉소(사람 잘 받는 소)가 코에 땀을 흘리고, 물동이를 이고 가던 부정한 아낙이 선 채로 굳어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놈은 꿩이다, 산토끼다, 주변에 널려있는 자질구레한 먹이는 손을 대는 적이 없는 성질이었다.  그것들은 제놈이 거느리는 여타 매에게 주고 자기는 일년에 꼭 두번만 사냥에 나서는데 그 사냥터는 조선반도가 아니라 멀리 서해바다를 넘어 중국 본토로 또 하나는 만주의 넓은 들을 넘어 사철 눈이 내리는 곳이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지금의 시베리아였다.  중국 본토는 이른 겨울, 그곳의 짐승들이 낟알을 먹고 잔뜩 살이 올랐을 그 무렵이요, 시베리아는 한반도에서는 초여름, 그곳 날짐승들이 새싹을 뜯어먹어 기름져 날뛸 그 무렵이었다.

담아, 매의 이야기가 이와같이 과장된 것은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염원인 넓은 천지에 대한 그리움을 반영한 듯하며 주변에 있는 먹이엔 손을 안 댄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도 실은 당시의 민중이 넓은 땅에 눈돌릴 줄은 모르고 한정된 반도적 조건에서 착취만 하는 지배계층의 옹졸함에 대한 반발의 표시요, 매가 출중한 관용의 우두머리로 부각되고 있는 점은 곧 위대한 민중적 지도자를 갈망하는 염원의 상징적 표시가 아닌가 여겨진다.

좌우간 이렇게 행동반경이 전 아시아적인 이 장수매는 그곳에서 일어난 민란과 연결되면서 끝내는 한쪽 날개가 삼십자 양쪽 날개를 합해 육십자가 넘는 대륙에서 날아온 침입자 수리를 물리친다는 장엄한 전설적인 이야기다. <중략>

그러나 여기서 소개하는 줄거리는 매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서도 맨 앞부분에 속한다.
어떤 대목인가 하면, 이 장수매가 수륙만리 넓은 땅으로 사냥을 떠나는 전날 밤 그 놈의 입버릇인 부리질이다.  즉 이 장수매는 사냥을 떠나는 전날 밤 그의 사나운 주둥이로 그 놈이 자리했던 둥지와 생활 주변을 밤새도록  딱, 딱  하고 송두리째 까 팽개친다는 것이었다.

왜 그 짓이었을까.  네 증조할머니가 설명해 준 바에 의하면 이러했다.

장수매가 한번 사냥을 나선다는 것은 그야말로 생명을 건 혼신의 싸움터에 나서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온 정성을 싸움에만 두어야지 그까짓 집터에 집착을 두면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백전 백승을 확신하되 설혹 한번 지는 날이면 매의 서식처가 적에게 발각될지 모를 일이요, 그렇게 되면 어느 때든지 장산곶 매의 최후 보루가 위태로워질 것이 두려워 자기 둥지를 남김없이 부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부리질은 큰 적과 싸우는 마지막 입질 연습이요, 그 부리질을 통해 자기의 정신적 상황을 점검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만약 여의치 않으면 장수매는 갑자기 부리질을 거두어 버리고 사냥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놀라는 것은 매가 아니라 그곳 장산곶 사람들이었다.

조선팔도 사람들은 새의 울음소리에 관한 전설을 많이 믿어 왔다.

아침 까치가 올면 반가운 손을 맞는다 하고, 소쩍새가 솟적다, 솟적다...... 하면 풍년이, 그리고 솟뗑 솟뗑...... 하면 흉년이 든다는 투로......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장수매의 부리질을 더욱 좋아했다.
왜냐하면 부리질로 밤을 지새운 날이라야 장수매는 사냥을 떠났고 그것은 마치 민중이 도약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날 장수매가 사냥을 떠나면 병약한 자는 병이 낫고 장가 못간 이는 장가를 들고 또 주인놈한테 억울함을 당한 머슴놈들이 그날 아침에 난을 일으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전설이었다.
이래서 장산곶 사람들은 이 장수매의 부리질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멀리 사냥에 떠나는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이른 새벽 장산곶 마루에 봉화를 올리고 덩달아 춤을 추면서 기뻐하였다.  이른바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하는 유명한 우리 노래는 이땅의 민중의 신화가 변천해 오고 있는 전설적인 노래에 속한다.

그러나 이 장수매가 부리질을 하다가 말면, 거꾸로 하늘의 재앙이 있지 않으면 지배계층의 가렴주구와 외적들의 침입이 있다고 믿어 민심을 산란케 하기 때문에 장산곶 사람들은 이 부리질이 있는 밤이면 하나같이 격한 감정으로 밤을 지샜다고 한다.

딱, 딱, 하는 그 소리에 맞추어 자기를 부시면서 말이다.

담아, 너는 이 옛이야기에서 무엇을 깨닫느냐, 오늘 네가 쓰고자 하는 시가 이 장수매의 부리질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느냐, 종을 치고 비에 젖는 아니들이 아니라, 자기 둥지를 깨서 삶의 전의를 새롭게 다지고 그 다지는 소리로 하여 잠든 사람, 병든 사람을 일으키는 부리질 말이다.
이때 자기둥지란 지금까지의 오염의 역사다.  제국주의 침략주의다.  그 앞잡이들의 문화요, 그것에 오염된 우리들의 문화경험이다.  아니 역사의 합리적인 발전지향에 대립되는 쩨쩨한 소시민 의식이요, 개인의 명예와 욕심이다.  따라서 민족의 자주통일에 대립되는 일체의 분단적 또는 보수적 가치관이다.

- 백기완 선생님 저  통일이냐 반통일이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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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의 암호 풀이3년간의 암호 풀이

Posted at 2007. 1. 8. 19:41 | Posted in 한글 잡답
예전에 PC 통신 하던 시절에 본 글입니다.  그때 하이텔, 나우누리를 사용하였었는데(하이텔은  이전에 KETEL이었다가 KORTEL로 변하고 HiTEL로 변한 다음 지금의 파란에서 인수했죠.) 그때(PC 통신하던 시절) 본 소설입니다. 언제 봤는지 그 시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 시절 올라오길 기다리며 본 소설이 퇴마록이었습니다.  이우혁씨가 쓰신 글인데 나중에 영화로 나왔는데 글로는 재밌게 봤는데 영화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더군요.  또 하이텔에서 pctools라는 아이디를 쓰는 김현국님 글도 자주 읽었는데 그 분 글에 자주 등장했던 분이 오재철이었는데 지금 DCINSIDE 사장님이시죠.  pctools는 도스 시절에 노턴과 함께 컴퓨터를 관리하는 아주 유명한 유틸리티였습니다.

이 글은 1996년 12월 마이컴이라는 컴퓨터 잡지에 실리기도 했고, 글 쓰신 분은 "사과 전쟁"의 "김은영"님이십니다.

내용이 조금 긴데 한번 읽어보세요. 요새 이것과 비슷한 다른 글도 본 것 같은데 다른 글도 보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3년간의 암호풀이



이별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제대를 불과 몇 달 앞두었을 때였다.
어느 날 면회를 온 그녀는 한참 동안 망설이더니 갑자기 해외로 떠난다고 했다. 그것도 일주일 후에, 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무슨 얘기야. 대체?"
"가족이 모두 이민 가. 나도 따라갈 거야."
"가지 마. 나를 두고 어떻게..."
"가야 해."
"안돼! 부탁이야!"
"여기 있으면 뭐할 건데. 전부 이민 가는데 나 혼자 남을 순 없잖아."
"......"

그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랑 결혼해. 나랑 같이 살아.
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직 제대가 몇 달이나 남아 있었고, 대학을 2년 반을 더 다녀야 했다. 그 후 취직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전산과이기는 해도 기업체에 별로 인기가 없는 지방캠퍼스인데다가 1학년 때 성적은 바닥권이었다. 영어 실력도 빵점이었다. 그 것을 보충할 다른 뾰족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도 말이 없었다. 이렇게 이별하는 건가? 안되는데. 안되는데...

나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연락처라도 남겨 줘. 제대하면 날마다 전화할께."
"...... 아냐. 안해도 돼."
"왜? 왜 안된다는 거야? 그럼 편지는? 주소라도 가르쳐 줘."
"편지도 하지 마."
"헤어지자는 거구나. 내가 싫어졌니? 다른 남자 생긴 거야?"
"그건 아냐."
그녀는 말을 딱 잘랐다. 슬픈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유난히 핏기가 없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지 몸도 무척 야위어 있었다. 약간의 정적이 흘렀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다른 남자 생긴 거. 절대 아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종화. 너밖에 없어. 하지만 자세한 것은 묻지 말아줘. 부탁이야."
"그런데, 왜 전화조차 안된다는 거야?"
나의 목소리는 다시 높아졌다.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순간 그녀의 머리칼에 꽂힌 자그마한 꽃머리핀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첫 휴가를 나갔을 때 같이 거리를 거닐다가 샀던 거였다. 그녀가 입고 온 옷도 그날 내가 선물했던 거였다.

"가지 마. 제발 가지 마. 가더라도 조금 있다가 돌아와 줘."
"날 정말 사랑한다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맺혀 있었다. 나도 눈물이 치솟으려고 했다.
"그래. 언제까지라도. 네가 돌아만 와 준다면."
나는 굳게 말했다.
"그렇다면 좋아."
그녀는 뜻밖에도 품에서 빨간색 3.5인치 디스켓을 한 장 꺼냈다. 그리고 내 손에 꼬옥 쥐어 주었다.
"여기 우리가 다시 만날 시간과 장소가 적혀 있어. 나는 3년 뒤에 잠깐 귀국할 거야. 그때 이곳으로 찾아와 줘. 그러면 너랑 결혼하겠어."
"정말이야?"
나는 너무 기뻐 환성을 지를 뻔 했다. 결혼이라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끼얹듯이 말했다.
"단, 조건이 하나 있어."
"뭔데?"
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물었다.
"거기 내가 부탁한 것이 몇 가지 적혀 있어. 꼭 그대로 해줘야 해.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럼, 잘 있어. 나 지금 가봐야 할 것 같아."
"주현아, 꼭 돌아와 줘. 그때 만나! 널 사랑해!"
"......"


아래아한글 3.0의 암호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울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갔다.

그녀가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에 만남의 장소를 남겨 둔 것이 이상했지만 나는 묻지 않았다. 그보다 나는 오직 그곳이 어디냐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일까? 아니면 첫키스를 나누었던 곳일까?
그것을 생각하면서 나는 몇 달 남은 군대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컴퓨터라고는 286도 볼 수 없었던 말단 소총 부대에 있었던 나는 제대할 때까지 디스켓을 열어보지 못했다. 오직 관물대 속에 소중히 넣어 두고 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간직했다. 그리고 제대하기가 무섭게 나는 제일 먼저 집으로 뛰어 들어와 군복도 벗지 않고 컴퓨터부터 켰다.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녀가 준 빨간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집어넣었다.

뜻밖에 파일은 두 개가 들어 있었다. 일단 둘 다 하드에 카피했고 곧장 아래아 한글 2.0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내게 준 파일 명은 FIRST.HWP와 SJHR.HWP 였다. 나는 FIRST.HWP를 먼저 불러들였다.
아뿔싸! 파일은 3.0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나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하면서 부리나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축하주 사준다는 놈들을 마다하고 3.0 버전을 갖고 있는 녀석을 수소문해서 부리나케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와 인사를 대강 나눈 후 곧장 컴퓨터에 디스켓부터 집어넣고 읽기 시작했다. 다행이 도스용 3.0에서 파일이 떴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내용은 너무 뜻밖이었다.


사랑하는 종화에게.

미안해. 나를 만날 장소는 다음 파일에 적혀 있어. 거기엔 암호가 결려 있는데 넌 그것을 풀어야만 나를 만날 수가 있어. 암호는 영어 소문자로 입력되어 있어. 앞의 세글자는 내 이름의 약자 pjh이고 그 다음에 영어 단어 하나가 있어. 아마 지금 이 글을 보는 너는 무척 실망하고 있겠지. 하지만 분명히 말해 두지만 이건 반드시 너 스스로 풀어야만 해. 나는 네가 풀 수 있다고 믿어. 나를 사랑한다면 직접 풀어 줘. 하지만 만약 3년 안으로 풀지 못하면 포기하도록 해. 그 땐 나를 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리고 토익을 800점을 맞는다면 이것을 푸는데 도움이 될 꺼야.

너의 천사 주현이가.

일순간 나는 멍하게 있었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잠시 후에 나는 무작적 SJHR.HWP을 읽어 들였다. 혹시나 했지만 과연 "암호를 넣으세요"하는 말이 떴다.
나는 무턱대고 pjhangel을 쳤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어 pjhlove를 쳤지만 역시 아니었다. 나는 당황했다. 정신없이 pretty, honey, marry를 잇따라 넣어 보았지만 모조리 아니었다.

"야, 큰일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냐?"
나는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자문을 청했다. 하지만 그 친구 또한 별로 뾰족한 수가 없었다.
"아래아한글 3.0의 암호를 푸는 방법은 아직 없어. 앞으로 언제 깨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무작정 찍으면 아마 슈퍼컴퓨터로 해도 수백년이 걸릴 거야. 죽을 때까지 해도 가능성이 전혀 없을 걸."
"그럼 그녀가 불가능한 것을 제시해 놓고 나를 버리려 했단 말이니?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주현이는 절대 그럴 여자가 아니야."
나는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한참 후 친구 녀석이 말했다.
"맞아. 너를 속이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아. 만약 너를 속이려고 했다면 텅 빈 디스켓을 주던지, 앞의 세자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지 했을 거야. '사랑하는 종화'나, '너의 천사 주현' 같은 말도 쓰지 않았을 거고, 원수지고 헤어진 것도 아닌데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거짓말할리도 없고.
종화야, 그것보다 글이나 차분히 다시 읽어 봐. 거기 무슨 힌트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 맞아, 뭔가 힌트가 있을거야."
나는 차분히 글을 읽어보았다. 몇 번 읽다 보니 이상한 것이 두 가지 눈에 띄기는 했다.
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반드시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토익 점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지만 당장 뾰족한 해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SJHR.HWP란 파일의 뜻에 무슨 힌트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 뜻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해킹의 고수

나는 그 다음날부터 당장 암호 풀이에 들어갔다. 우선 제대 기념으로 부모님을 졸라 펜티엄 컴퓨터를 장만했고 도스용 아래아 한글 3.0을 깔았다.
그리고 글자를 입력시키는 수고를 덜기 위해 머리를 썼다. 어차피 앞의 세글자 pjh는 밝혀져 있다. 그것만이라도 자동으로 입력시키면 부담이 적다. 나는 한글의 매크로 기능을 이용해 <alt-1>을 누르면 바로 불러오기부터 pjh까지는 입력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나서 나는 다시 찍는 작업에 들어갔다.

beautiful, rose, fine, white, happy, smile....
그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나도 beautiful과 같은 간단한 단어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마 그녀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그러면서도 우리 둘만이 알 수 있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 영화, 책, 요리 할 것 없이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동원했지만 허사였다. SJHR 또한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낙담한 나에게 친구가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
"너무 서두르지 마. 아직 2년 반이란 기간이 있잖아. 그래도 명색이 전산과인데, 한 번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봐. 어쩌면 그녀가 네 컴퓨터 실력을 테스트 해보는 것인지도 모르잖아."
그 녀석의 말을 듣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맞아. 그녀는 전부터 내가 별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했어. 아마 내가 직접 풀라거나, 토플을 잘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해보라는 말 같아. 그래. 한 번 직접 풀어 볼 거야. 반드시 풀어내고야 말거야."
내 결심에 친구는 박수를 보냈다.
"잘 생각했다. 그런데 종화야. 어쩌면 SJHR은 슈퍼 종화 홈런 아닐까?"
"뭐야? 하긴 그럴수도 있겠지.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다."

그 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일단 서점에서 해킹에 관련된 책들을 모조리 구입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제일 컴퓨터 실력이 뛰어나다는 선배를 며칠간 따라다닌 끝에 2.0을 깨는 프로그램과 난수 발생 프로그램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이미 이사를 간 후 였다. 방법은 오직 암호를 푸는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밤새 책을 보면서 연구했고 낮에는 선배를 쫓아다니면서 노하우를 듣기에 바빴다.
좋아하던 술과 당구, 볼링을 모두 끊었고 TV도 영화도 보지 않았다. 먹고 자는 시간을 빼면 오직 컴퓨터와만 씨름했다.

어느덧 나는 컴퓨터 실력이 부쩍 늘어가기 시작했다. 1년 반이 지났을 때 나는 이미 나를 가르친 선배를 추월했다. 소설 잘 쓰는 친구가 국문과 학점을 잘 받는 것이 아니듯이 학점은 보통이었지만 해킹 실력만큼은 학교에서 첫째가는 고수였다.  나는 수많은 해킹 프로그램의 소스를 분석했고 연습삼아 몇몇 게임의 락을 깨 보기도 했다. 해킹 프로그램을 찾느라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결과 인터넷 또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 뿐 아니었다. 일단 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자연스럽게 컴퓨터에 정이 붙었다. 나는 그래픽을 비롯한 컴퓨터의 다른 기능 또한 잠깐 사이에 제법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 한편 나는 토익 또한 열심히 들여다 보았는데 암호가 혹시 거기에 나온 단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하지만 암호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어느덧 4학년 2학기가 되었고 나는 순전히 컴퓨터 실력만으로 교수의 추천을 받아 제법 그럴싸한 기업에 미리 취직을 했다. 부모님께서는 흡족해 하셨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친구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막상 나는 조금씩 초조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
어느새 시간은 3개월, 2개월, 1개월로 줄어 들어갔다.


undelete

나는 도저히 암호를 풀 방법이 없었다. 통신을 통해서 만났던 S,K,P대의 해커 몇 명도 내 사정을 듣고 같이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아래아한글 3.0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금성탕지였다.
떠나간 그녀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절망적이었다. 보름도 채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제대한 후 처음이었다. 그 때 친구 하나가 나에게 뜻밖의 얘기를 해주었다.
"야. 종화야. 며칠 전에 생각난 건데 그 SJHR이란 파일 말이야. 혹시 신조협려 아닐까?"
"신조협려?"
"그래, 거 있잖아. 영웅문 2부. 무척 감동적이니까 안 읽었으면 한 번 읽어 봐. 비디오로도 있는데."
"......"

SJHR. 신조협려. 말은 되는 것 같았다. 그럼 그 소설이 어떤 힌트일까?
나는 친구들과 헤어진 후에 비틀거리면서 집에 들어왔다. 서점에 들러 책을 사려다가 여섯권짜리라길래 주머니 사정상 다음에 사기로 했다. 집에 들어온 나는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주현아. 보고 싶다. 어디에 있니? 난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어. 그런데...'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쓰다가 지워버렸다. 부치지 못할 편지를 왜 쓴단 말인가? 그러나 지운 순간 갑자기 후회스런 마음이 밀려왔다. 지우는 게 아닌데, 그래도 남겨 둘 텐데, 그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나에겐 추억일텐데.
나는 백업 화일을 찾아 편지를 복구했다. 그 때 내 머리 속을 번개처럼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혹시?
그래, 어쩌면 그럴 수도 있어!

술이 확 깨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책상 서랍에서 그녀가 준 빨간 3.5인치 디스켓을 꺼냈다. 2년 동안 어떤 문서도 저장하지 않고 그녀가 준 그대로 소중히 간직한 디스켓이었다. 나는 디스켓을 드라이브에 밀어 넣고 프롬프트를 a로 옮긴 후에 undelete를 쳤다. 잠시 후 영문으로 된 설명과 함께 파일 ?INJOHR.HWP를 복구시킬 것인지를 묻는 메시지가 떴다.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 앉히면서 y(Yes)를 눌렀다.

가끔 파일 이름을 정해 놓았는데 나중에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rename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새 이름으로 저장'하고 옛날 것을 지우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옛날 것은 undelete하면 살아나게 마련이다. 내가 기대한 것은 그렇게 해서 살아나게 될 파일 중에 어쩌면 중요한 힌트가 될 만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어쩌면 같은 디스켓에 있는 파일이니까 SJHR.HWP의 백업본이 있을 수도 있고, 그것은 암호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내용부터 쓰고, 고쳐 쓰면서 옛날 것을 지우고, 그 다음에 암호를 지정하고... 이런 절차로 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내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INJOHR.HWP란 파일이 있었던 것이다. ?INJOHR.HWP는 아마 SJHR.HWP의 처음 이름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바꾸었겠지. 그렇다면 암호가 정해져 있지 않을 가능성은 더욱 높다. 나는 애써 침착해지려고 하면서 복구한 파일을 불러들였다.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차마 믿을 수 없는 말들이 떠올랐다.


나의 사랑 종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너를 속인 거...... 용서해 줘.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어.

너를 마지막으로 찾아갔을 때 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 만약 그 사실을 말하면 네가 군대 생활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서... 탈영할까 봐서...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던 거야.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 내가 죽을 목숨이란 것을 알면 넌 분명히 매일 술에 쩔어 살 것 같았어. 그래서 일부러 암호를 장치하고, 그것을 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 거야. 그러면 아마 넌 그것을 풀기위해 컴퓨터 공부를 열심히 할 테니까. 토익 얘기도 그래서 썼던 거였어.

네가 이 것을 읽고 있을 때 나는 이미 죽고 없을거야. 내가 일부러 거짓말로 처음 세글자를 틀리게 가르쳐 줬으니까. 아마 넌 한동안 헛수고를 했겠지. 하지만 연금술사가 금을 제조하는데 실패했어도 화학의 발전을 가져왔듯이, 너의 컴퓨터 실력은 무척 많이 발전했을 거야. 아마 이건 멋 훗일 누군가에 의해 한글 3.0이 깨어질 때 풀리겠지. 어쩌면 그 누군가가 너일 수도 있을 거고. 그랬음 좋겠다.

며칠 전에 신조협려란 책을 보았어. 한 여자가 자신이 죽으면 남자가 따라 죽을까봐 일부러 16년 후에 만나자고 거짓말을 남기고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너무 가슴이 아팠어.

그럼 열심히 잘 살고 하늘나라에서 만나. 아니면 다음 생에서...
우리 그땐 절대로 이렇게 빨리 헤어지지는 말자.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


너만을 사랑했던 주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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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에서 가장 불편, 불만이어서 고쳤으면 하는게 무엇일까요?한글에서 가장 불편, 불만이어서 고쳤으면 하는게 무엇일까요?

Posted at 2007. 1. 4. 12:47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을 1.0때부터 사용해 왔습니다.   벌써 10년이 다되어 가네요.  그때는 정품, 복사품 이런거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복사해서 사용했지요.  처음으로 정품을 사서 쓴게 한글 2.0 전문용입니다. 상당히 비싼 가격임에도 만족하게 잘 썼고, 교회에서 주보도 만들고 했습니다. 그 이후 베타테스트에 참여하기도 했었구요. 

계속 한글만 사용하다보니 한글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군요. 한글에 불편한 기능이 있음에도 이미 익숙해져 버려 그게 불편한 줄도 모르고,  다른 경쟁 제품에 더 편리하고, 쉬운 기능이 있을텐데도 다른 제품에는 손이 가지 않습니다.

벌써 윈도우용 한글도, 한글 워디안, 한글 2002, 한글 2004, 한글 2005를 거쳐 한글 2007이네요.

한글을 쓰다가 이런게 불편하다, 이런게 불만족이다하고 느낀 것은 무엇이 있나요?
내가 한글을 만든다면 이런 기능을 추가하겠다, 이렇게 고치겠다하는 생각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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