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춤꾼 이해준씨, 한글의 아름다움 온몸으로 표현한글 춤꾼 이해준씨, 한글의 아름다움 온몸으로 표현

Posted at 2008. 9. 23. 08:35 | Posted in 신문 기사
온몸으로 한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무대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든 그의 동작은 한글처럼 보인다. 

한글 춤꾼 이해준씨(38·M극장 디렉터). 중학교 3학년 때 무용을 보면서 인체의 예술성을 깨달았고, 잠실고등학교 1학년 때 무용을 시작하면서 예술의 방향을 찾았다. 그리고 춤을 통해 한글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러한 색다른 춤의 장르를 선보이게 된 것은 세계화가 급가속 페달을 밟을수록 한글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며 끝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에는 국가와 개인 차원의 양극화란 어두운 얼굴이 있다. 오늘날 한글의 위기 상황도 또 다른 세계화의 그늘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우리말 파괴도 큰 문제다. 인터넷은 한글 파괴의 첨병이다. 비속어, 맞춤법 파괴가 예사로 일어난다. 그는 한글의 위기 상황과 아름다움을 18년째 춤으로 어필하며 한글 사랑을 토해 내고 있다. 1m 83㎝의 늘씬한 키 그리고 남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균형 잡힌 몸매를 지니고 있는 그의 춤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가 몸으로 한글의 예술적 상상 이미지를 그리게 된 것은 부친의 영향이 컸다. 그의 부친은 시인 이건청씨(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다. 이 교수는 시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삶과 현대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을 그려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몸으로 한글의 예술적 상상 이미지를 그리게 된 것은 부친의 영향이 컸다. 그의 부친은 시인 이건청씨(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다. 이 교수는 시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삶과 현대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을 그려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부친의 시적 이미지를 자신의 몸으로 육화시켜 독특한 춤의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이숙재 한양대 무용과 교수가 그에게 춤의 깊이와 다양성을 짚어 줬다. 

그 근원을 통해 얻어진 춤 동작은 한글을 더욱 승화시킨다. 몸으로 빚어내는 글자들은 고딕체의 아름다움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섬세한 동작과 때론 크고 격렬한 움직을 통해 한글의 다양성을 살아움직이게 한다. 

미국과 유럽에선 아직도 막연하게 한국 역시 중국과 같은 한자를 쓴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외국인들은 그의 춤으로 나타낸 한국 고유의 문자를 보고 아름답다는 찬탄을 아끼지 않는다. 

그가 또다시 한글의 아름다움을 찬찬히 알릴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다음달 14일부터 이틀동안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몸으로 한글을 쓴다. 일명 '캘리그리피를 통한 한글의 재탄생'. 열여덟번째 한글춤 이야기인 '한글춤 2350'을 통해 오염된 한글을 정화시킬 계획이다. 

“우리 문화유산인 한글을 적극 알리는 데 우리 스스로가 너무 소홀했죠. 매일 숨쉬고 있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고마움이나 미적인 가치를 모르고 살아온 거죠.” 그는 한글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내년에 해외에서 또 다른 한글 무용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글을 21세기 세계 최고의 예술적 가치로 승화시키겠다는 그가 이번 10월 공연에서 몸으로 한글을 어떻게 재창조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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