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한글과컴퓨터] 한글워디안 개발자들[기사] [한글과컴퓨터] 한글워디안 개발자들

Posted at 2007. 1. 2. 17:48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지난 2000년 한글 워디안이나오기 전의 기사입니다. 한글 97에서 사용하던 엔진을 확 뜯어고치는 대 작업을 진행했죠.  도스용 한글에서 윈도우용 한글로 왔을 때만큼의 대공사를 한 셈입니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막상 제품이 출시되고나서의 반응은 처참할 정도였습니다.  불안정한 제품이어서 사용하다보면 죽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였고, 한글 97과의 호환성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스용 한글에서 윈도우용 한글로 넘어올때도 마찬가지로 힘든 상황을 겪었습니다.  도스용 한글 3.0을 윈도우용 한글 3.0으로 포팅했지만 출시하자마자 생각지도 못한 수많은 문제들이 나타났고, 그래서 다시 3.0a를 내 놓았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버그들. 이후 절치 부심하여만든 제품이 3.0b. 이 제품부터 안정화가되 사람들이 많이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글 워디안도 출시 이후 많은 지적을 당한 후 패치를 만들고 바로 바로 제공하였으나 나빠진 상황은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다시 한번 추스리고 나온 제품이 한글 2002, 그리고 다시한번 수정한 한글 2002 SE. 한글 2002 SE부터 다시 쓸만하고 안정적인 제품이 됩니다.

조금 지난 기사인데 한번 읽어보세요.   혹시 개발 관련 부서에 있거나 관련이 있는 분들은 지금도 이러지 않나요?

출처 : 한겨레 신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래아 한글의 영광을 다시 한번.' 테헤란밸리 혜강빌딩 17층에 자리잡은 한글과컴퓨터 개발실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2년 가까이 됐다. 개발팀은 새 작품을 `아래아한글 5.0'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식 이름은 `아래아한글 워디안'이다.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고된 시점은 8월. 출시를 앞두고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되는 한국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아래아 한글 97'이 나온 지 3년만이다.

“3년 동안 최선을 다해 개발했어요. 이전의 아래아 한글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하지만 아직 마음먹은 대로 다 채우지는 못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비교하려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이런 기능이 없어서', 또는 `이런 점이 불편해' 워드로 바꾸겠다는 사용자는 없어질 겁니다. 막상 사용자에게 선보이려니 아쉬운 대목이 있다는 얘깁니다. 곱게 키운 딸 선을 보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양왕성(34) 개발실장은 한글워디안 첫 공개를 딸 선보이는 것에 비유한다. 정성을 다해 길러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시댁 식구(소비자)들이 이쁘게 봐줄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30여명의 개발자들도 양 실장과 비슷한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제품 개발이 거의 완료된 시점임에도 기능을 접합시키고 버그 잡고, 마지막 작업에 피치를 올린다. 이 때문에 `잠자는 시간을 아껴 개발에 매달리고, 밥 먹는 시간을 줄여 잠자는' 생활이 계속된다.

“평균 일주일에 한두번 퇴근해요. 일하다 졸리면 책상에 업드리거나 휴게실 역기 등받이 위에서 자요. 근처에 회사에서 잡아준 기숙사가 있지만, 거기까지 갔다오는 시간도 아까워요. 이틀에 한번 꼴로 서너시간씩 자는 셈이죠.”(유니코드 관리부분을 맡은 막내 한정엽·25)

그래서 일주일이 7일이고, 끝에 쉬는 날이 달려 있다는 게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양 실장은 “일주일이 2~3일 같다”고 했다. 낮과 밤에 맞춰 살지 못하다 보니 대다수 날을 새고 저무는 때를 인식하지 못한 채 보낸다.

벌써 6개월째 이런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은 별로 없다. 수식 편집기 개발을 맡고 있는 염경춘(31) 대리는 “좀더 많은 기능을 집어넣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소스코드를 출력해 밥 먹으러 갈 때도 가져간다.

여러가지 기능을 묶는 일을 하는 허현(31) 과장은 부인과 7개월된 애기를 제주도에 있는 처갓집으로 보냈다. “아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아예 잊어버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워디안은 지금까지 나온 아래아 한글 가운데 가장 오래 걸려 개발됐다. 기본 뼈대를 어떻게 가져갈까 하는 문제를 놓고 1년 넘게 토론했고, 또 2년 가까운 개발기간을 거쳤다. 출시가 계속 늦어지다 보니 극성 소비자들로부터 “도대체 뭘 하느라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시장 잠식을 보고만 있느냐”는 질책성 문의를 받기도 했다.

“아래아한글의 장점과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특기를 뽑아 합쳤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걱정되기도 해요. 완전히 새로 만들다시피 했지만,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개발에 참여한 정내권 드림위즈 부사장)

이들의 설명을 빌지 않아도 워디안은 과거의 아래아 한글과 많이 다르다. 한글97(기능 강화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과 호환되지 않았으나, 워디안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포함된 소프트웨어들과 매끄럽게 연동된다. 물론 아래아 한글이 계속 써오던 로터스 프로그램군도 호환이 유지된다.

영어 일본어 뿐 아니라 유니코드를 지원하는 언어는 모두 표현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기능별로 분리해 필요한 기능만 뽑아 쓸 수 있게 한 것도 장점이다. 또 도스용 제품 때부터 사용자에게 익숙해진 단축 키를 계속 사용할 수 있고, 인쇄한 문서가 이전보다 훨씬 깔끔해졌다는 것 등도 개발자들은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과 경쟁하는 한글워디안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에 긍지를 갖고 있어요. 수백만명이 사용할 프로그램 아니에요? 엄청나게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가운데 일부에게만 주어지는 기회거든요. 그러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화장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어요.”(아이콘 디자이너 국지현씨·25)

한글워디안이 출시되면 개발자들도 일단 `해방'된다.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을까? “누워서 잠 좀 실컷 자고 싶어요.”(한정엽) “처갓집에 가 있는 집사람과 애기 데려와야지요.”(허현) “예쁘게 화장하고 애인 만나야지요.”(국지현) ….

하지만 개발실 `짱' 양 부장은 발표 다음 일정을 잡기가 바쁘다. “할 게 많아요. 패치파일 내놔야지, 리눅스에 포팅해야지, 인터내셔널판 만들어야지, 그러다 보면 한글워디안 후속 제품 개발을 시작해야 하고, 끝나고 나면 화장하겠다고? 천만에요….”

김재섭 기자jskim@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