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 한글 탄생과 공 병우 박사아래아 한글 탄생과 공 병우 박사

Posted at 2007. 12. 7. 15:03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한글 탄생과 공 병우 박사에 관한 글로 한글 개발에 참여하였던 박흥호 선생님의 글입니다.


출처 : 호박동네

아래아 한글 탄생과 공 병우 박사

박 흥호 (한글 문화원 연구원 지냄, 현재 고누소프트 대표)


1988년, 부산남일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발령 받음.
1988년 7월, 처음으로 컴퓨터를 사서 워드프로세서를 주로 사용함.
1988년 말, 이찬진 씨가 컴퓨터 잡지에 후배들과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는 글을 싫음.
1988년 초, 몇 차례 베타 버전 나옴. 세벌식 글자판 포함됨.
1989년 4월, 아래아 한글 1.0판 나옴.
1989년 8월, 공병우 자서전을 읽고 얼마 후 공 박사님을 만남.
1989년 12월, 교직을 두고 한글 문화원 연구원으로 시작.
1990년 10월, 한글 맞춤법 검사기 최초 개발하여 전시.
1990년 11월, (주)한글과컴퓨터 설립(한글 문화원 건물 안에 사무실 한 칸 사용)하면서 겸직.
1990년 12월, 한글과컴퓨터 이름으로 아래아 한글 1.5판 냄.
1991년 3월, 한글 문화원 연구원을 사직하고 한글과컴퓨터 일만 하기로 함.
1995년 3월, 윈도즈용 아래아 한글 3.0판을 넘기고 나자 공 박사님 타개 소식을 접함.
1995년 10월, 5년 동안의 한글과컴퓨터 생활을 정리하고 떠남.


저는 공 병우 박사님께서 돌아가시기 5년쯤 전에 한글 문화원 연구원 신분으로 1년 3개월 정도 모시고 가르침을 입었습니다.

제가 공 박사님을 ㅤ뵜을 때는 박사님의 연세가 여든 다섯이셨고, 비원 앞에 있는 와룡동 95번지의 5층 건물(예전에 공 안과 건물로도 사용했던 곳이라, 당시에도 공 안과 소유의 건물이었음)에 한글 문화원 명판을 달고 연구와 홍보에 매진하고 계시던 때였습니다. 둘째 아드님인 공 안과 원장님이 보내준 운전기사 한 명과 여비서 한 명이 있었습니다.

공 박사님은 매킨토시 컴퓨터로 직접 글을 쓰고 언론에 난 기사를 스크랩하고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일주일에 절반은 연구실 병원 침대에서 주무시곤 하셨습니다.

공 박사님은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이 찬진 씨만 만나서 지원을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선구자들을 두루 만나서 지원과 개발을 부탁하셨습니다. 지금은 너무 오래되어 낯선 이름들이 되어 일일이 열거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미국에서 다시 돌아오셔서 한글 문화원을 열었을 때, 아래아 한글보다 한두 해 먼저 한글 워드프로세서를 출시한 "한 컴퓨터 연구소"(소장 강 태진; 지금은 씽크프리 대표)도 문화원 건물 5층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아래아 한글이 세상에 나오자, 박사님은 플로피 디스크 한 장에 담을 수 있는 세벌식 전용 아래아 한글을 부탁하여 "서울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보급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한글 문화원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박사님의 지원으로 프로그래머인 정 내권 씨를 광주에서 데려와 함께 연구 활동을 하면서 홍두깨 DOS용 입력기를 개발하여 보급함으로써 세벌식 보급에 결정적인 물꼬를 틔었고, 우리 나라 최초로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예닐곱 달만에 개발하여 1990년 한글날 전시회에 한글 문화원 이름으로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정부 지원금으로 한글 스펠러를 몇 년째 연구하고 있던 교수님들이 깜짝 놀랐다고 하더군요.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이 찬진(84), 김 형집(86), 우 원식(88) 씨는 모두 회사도 없이 세 사람이 개인적으로 모여서 아래아 한글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었으므로 방위 근무 중이었던 이 찬진 씨가 저에게 (주)한글과컴퓨터 회사 업무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해 왔고, 당황한 제가 공 박사님께 의논했더니, 박사님께서는 앞날이 밝은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한글을 발전시키고 세벌식을 보급하는 길이 한글 문화원에 있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우선 겸직을 해 보면서 방향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저와 정 내권 씨가 문화원에서 한글과컴퓨터로 옮겨가면 한글 문화원에는 다시 박사님 혼자 남게 되시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으셨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불법 복제가 너무나 만연되어 있어서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었으므로, 한글 문화원에 남아서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이나 한글과컴퓨터를 만든다는 것이나 개인적인 생활은 별로 달라질 것이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아래아 한글 입장에서는 학생 두 명과 한 명의 방위로 된 개발팀에서 회사와 사무실도 생겼고 상근 개발자 두 명이 더 생기는 일이었으므로 개발에 보탬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저는 아래아 한글 개발 부문장을 맡아서 개정판이 출시될 때마다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글 기계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일에는 소임을 어느 정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세벌식 보급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 박사님께 마음의 빚이 큽니다.

아래아 한글 3.0 윈도즈용 출시용 원본을 넘기고 곧바로 박사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는데, 어느새 다시 10주기라니 제 한 몸 돌보느라 박사님의 큰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있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공 박사님의 뜻과 가르침은 저희 후학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뜨겁게 살아남아 이어져 가고 있다는 말씀 드리고 싶으며, 앞으로 조금이나마 박사님의 뜻을 빛낼 수 있는 일에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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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역사한글의 역사

Posted at 2007. 1. 4. 18:50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한글에 대한 기록을 찾고 있는데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일부 자료가 hwp.co.kr에 정리되어 있어 그 글의 일부를 옮깁니다.  원본 글은 예전 하이텔의 DTP 동호회에 pcbook 대표 서종수님이 올리신 것입니다.  참고로 1, 2, 3부로 나누어진 내용을 하나의 글로 합쳤습니다.  한글 초기 부터 한글 2.0이 나오기 전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원저자 : 하이텔 DTP 동호회 서종수(pcbook 대표)
이글을 가져온 곳 : hwp.co.kr


제목 : 한글의 역사(1부)
글쓴이 : 서종수(pcbook 대표)

이 글은 pc월드 1992년 7월호에 기고하였던 글입니다. 그 당시의 시점은 한글2.0이 출시되기 직전이었고 pc월드에서 특집으로 한글을 다루었던 때입니다.
지금 보니 잘못된 점도 많고 한데 그냥 올려둡니다.
읽어 보실만한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난생 처음 PC를 만난 것이 88년도 초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문학을 전공한다고 헌책방이나 뒤지던 당시의 필자로서는 컴퓨터를 '정부의 중요기관에서뭔가 엄청난 일을 해대는 괴물'이나 '복잡한 계산을 빠르게 해내는 계산기' 정도로나 알고 있었고, 쓰기를 대신하는 도구로는 생각도 못해 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상식으로 만난 컴퓨터를 가지고 친구는 [보석글 II]를 시험해 보였고 그를 존경, 부러움, 질투의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배우는데 최소한 1년이 걸린다는 말에는 그저 특권층(?)이나 사용하는 이기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던 당시를 돌이켜 보면 고소를 금할 수 없다.

이듬해 악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필자는 소문난 악필이다) 수동식 타자기와 전동타자기를 거쳐 결국은 그 [보석글 II]의 환상으로 컴퓨터를 들여 놓기에 이르렀다. 예상은 했지만 200여만원 이상을 투자해서 XT와 프린터를 들여놓고 다섯달을 두문불출 매달리고도 뽑아내는 자료라는 것이 겨우 '깨끗한 타자기를 사용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여서 컴 퓨터는 단지 테트리스나 할 수 있는 기계인가하는 생각마저 들곤 했다.
괴물임에 틀림없었다. 요즘의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들여 놓자마자 [한글]을 띄워 놓고 떠듬떠듬 타이핑해서도 아무 무리없이 프린트해 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슬슬 약이 오를 때도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할 까?

89년 당시의 한글워드프로세서 환경은 최고가 [보석글 II]로 알려져 있었고, 이 보석글 시리즈를 개발해서 공개해 버린(해 버렸다는 표현은 아주 적절한 것이라고 본다) 삼보컴퓨터는 승승장구 사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약간의 억지를 편다면 필자의 생각으로는 삼보의 승승장구는 순전히 이 [보석글 II]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90년으로 기억이 되는데 미국에서 컴퓨터 사용자의 34%가 오직 워드프로세서만을 사용한다는 기사를 신문서 읽은 적이 있다. 좋은 프로그램을 내놓은 회사가 크는 것?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필자야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대기업들에서 내놓은 [글벗] [장원]등의 몇몇 워드프로세서들이 개발되어 있었다. 또한 삼보의 [보석글 II]와 한컴퓨터연구소의 [한글워드] 정도가 좋은 워드프로세서로 알려져 있었으나 [한글 워드(한글 2000워드)]는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되었기 때문에 살 엄두도 내지 못했고, 필자와 같은 대부분의 유저들은 [보석글 II]를 애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이런 와중에서 '뭐 좀 없나?'하고 세운상가(당시에는 용산이 없었다)를 기웃거리다가 <러브리(초기 [한글] 공급처)>의 입구에 붙어있는 프린트물 들을 보고 한참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한글]에 삼보의 LQ-1550으로 찍은 몇장의 샘플들과 선전문, 가격표 등이었는데 그것들은 이미 [보석글 II]에 맞들려 보석글 예찬론자였던 필자의 눈에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문제의 [한글]은 이렇게 우리 주변에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서 잠시 [한글]이 출시되던 당시의 워드프로세서 환경에 대해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우선 유수의 대기업에서 출시해 놓은 워드프로세서들은 대부분이 자사 제품의 컴퓨터에 맞추어 제작된 것들로서 여타의 다른 상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컴퓨터에서도 타사와의 차별화정책을 펴 자사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오로지 자사 컴퓨터에서만 구동이 되도록 함으로써 초기 워드프로세서 환경에 엄청난 불편과 낭비, 발전의 저해를 자초하였다. 실제 이 정책은 우리나라 컴퓨터 업계에 한글코드 문제까지 파생시켜 두고 두고 비판과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세상에 외국 컴퓨터와는 100% 호환된다면서 국내 기종에는 먹통이라면 이게 무슨 일인가?
또한 가격의 면에서도 싼게 비지떡이라고 생각들을 했는지 <비지떡>들을 비싸게 비싸게(이것은 단순히 필자의 느낌이었음을 밝혀둠, 당시의 워드프로세서들은 대부분 10만원 이상이었다) 팔고 있었다. 자사 제품이 아니면 잘 뜨지도 않고,사용하기도 힘들고, 잘 찍기도 어려운데...

가상론이기는 하지만 만약 기존의 워드프로세서 환경이 상호 호환성을 가지고 공동연구 발전을 모색했더라면 이른바 <이찬진팀>이 [한글]을 시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즉, 이러한 불편이 필요를 낳았고 어쩌면 예의 대기업들의 횡포에 의해서 우리는 저 꿈의 워드프로세서라는 [워드퍼펙]을 닮지 않았으면서도 꽤 쓸만한 한국형 워드프로세서 [한글]을 얻을 수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당시 범용패키지(워드프로세서)로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보석글 II]의 유저환경을 검토함으로써 [한글] 출시 당시의 우리나라 한글워드프로세서 환경을 진단해 보자.
위와 같은 대기업들의 작태는 컴퓨터를 사치품이나 전시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실질적인 유저들에게는 기피의 대상이 되었고 [보석글]에 이어 나온 [보석글 II]는 범용 통합 패키지로서의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내면서 컴퓨터 업계에서 삼보를 기린아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보석글 II]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불편한 점 역시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첫째로 배우기가 어렵다는 것, 실제 당시에 시중에 나와 있던 메뉴얼은 대부분 [보석글]을 사용해오던 기존 유저를 위한 것들로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은 그를 배우고 활용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둘째, 명령 방식, 업무 실행을 위한 명령어 입력은 상단고정메뉴를 채택해서 기능키에 의한 이동방식(물론 직접명령도 가능하지만)으로 [한글]이나 최근에 발표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선택되고 있는 풀다운 메뉴와 직접명령(단축키) 체제를 생각한다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셋째, 레이아웃과 프린트, 조판의 문제는 화면으로 인쇄, 문자특성에 따른 역상 디스플레이 등의 몇가지 보완조치가 있기는 하지만 확대나 축소의 경우에는 문단정렬이 깨져서 프린트를 해서 확인하는 작업을 몇번이고 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특히 삼보 제품 컴퓨터나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는 유저는 화면에 직접 프린터 제어코드를 삽입하거나 또는 세로확대를 위해서 똑같은 내용을 두 줄씩 입력하여 조합한다든가 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했으므로 어떤 측면에서는 Editor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고본다. 아이러니 하게도 필자가 아는 어느 프로그래머는 지금도 G2를 이용하여 프로그래밍을 한다. 이상의 것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사용상의 불편이 있었으나 [보석글 II]는 자체내에 파고들면 들수록 그 재미를 느끼게 하는 여러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들어 화면에 직접 인쇄명령을 삽입하여 한줄 건너 인쇄를 한다든가 인쇄되지 않는 설명문의 삽입, 또는 디베이스나 로터스의 기능들을 도입하여 세미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 등등 이런 개연성 통합성이 많은 유저를 확보하게 하는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 역시 지금도 [보석글 II]의 그러한 매력들을 잊지 못해 가끔은 이용을 하고 있다.

다소 장황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처음 만난 [한글]은 한마디로 경이로울 뿐이었다. 우선, 풀다운 메뉴도 Dbase에서 보던 엉성한 형태가 아니라 산뜻한 모양을 갖추었고 방향키에 의한 스크롤, 무엇이든 선택을 하면 열리는 작은 윈도우 등은 신기하기도 해서 자꾸만 돌려보고 싶었던 것이 당시의 느낌이었다. 또한 아무 컴퓨터에서나 마구 뜨고, 아무 프린터에서나 마구 찍히는(통속적인 표현 같으나 실제 그렇게 밖에 표현이 되질 않는다) 이식성, 특히나 위지윅(WysiWyg)적인 특성, 어찌 다른 워드에서 화면상의 가로세로 확대에 그림자문자가 디스플레이 되고 그것이 그대로 인쇄되는 즐거움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기타 등등...

여하튼 [한글]이 출시되는 시점의 한글 워드프로세서 환경은 아직도 제 대로 정립이 안된 상태였고, 초보자들은 배우기 어렵고 마스터 하더라도 예쁘게 뽑을 수 없는 컴퓨터보다는 아예 단순한 <워드>(컴퓨터용 프로그램을 뜻하는 것이 아님)를 원하고 있었던것은 분명한 것 같다. 당시에 만났던 모 일간지의 한기자가 자신의 동료들이 대부분 컴퓨터보다는 <워드>를 샀고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고, 조언을 구하던 일이 떠오른다. 실상 지금도 몇몇의 프로그램들을 제외하고 나면 <워드>보다 낳은 것들이 별로 없지만, [한글]이 나타남으로써 그러한 기우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이제 컴퓨터도 들여 놓기만 하면 일반 <워드>와 같이 쉽게 배우고 당장에 뽑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글]의 일반적 특성을 살펴본다.
[한글]의 구동환경은 IBM-XT급 이상의 호환기종과 MS-DOS, PC-DOS 3.xx (출시 당시에는 DR, K 등의 도스는 없었다), 메모리 512K 이상이면 앞서 말했듯이 마구 떴고 마구 찍혔다. 특히 프린터의 설정기능이 강력해서 필자가 가지고 있는 변종 고아 프린터(PRT 4550+2360자한자롬+기타 @@)의 경우도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서는 어느 것이든 다 찍을 수 있었다. 이러한 구동환경은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1.5x 이후 버젼에서는 레이저 프린터도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글]내의 기본적인 화일구성은 시스템화일 HWP.EXE와 화일구성을 위한 CONFIG.EXE, 프린터설정을 위한 PRTDEF.EXE, 인스톨을 위한 EVMOVE 프로그램(1.1x의 경우), 화면용자형인 *.SFT, 인쇄용자형인 *.PFT, 한자사전 HANJA.DIC와 환경저장을 위한 HWP.CFG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타 유틸리티 디스크에서 폰트에디터, 코드변환기 등등의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한글]은 여러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워드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첫번째가 '사족'이 전혀 없는 순수 한글 워드프로세서라는 것 이다. 여타의 다른 프로그램들이 좀 더 강력한 사용자 지원을 위해서 여러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으나 [한글]은 오로지 워드프로세싱 작업만을 고집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1.5x 이후 버젼은 <이찬진팀>이 처음부터 공언했던 DTP쪽으로 이전되는 느낌이 많고, 이번의 [한글 2.0] 시연회 소식을 들어보면 많은 부분 DTP를 지향하고 있다고 믿어진다.
둘째, 기업적(상업적)인 측면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누구보다도 워드프로세서를 많이 사용해 보고 국내 워드프로세서에 대한 비판 또한 많았던 사용자' 자신들(특히 학생 신분으로)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글]은 사용자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려 애를 썼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들 이후에 사용자(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연구 개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져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 또한 이들의 성공에 기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셋째, 척박했던 국내 소프트업계 범용 패키지의 나갈 길을 조명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즉, 거의 모든 비디오 카드와 프린터 기종을 지원하는 범용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획기적 개선, 또 그래픽모드(물론 이전에 한글 워드가 있기는 했지만)로 구현해 낸 깨끗하고 예쁜 화면과, 폰트에디터로 사용자가 직접 폰트를 제작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든점 등은 한글 워드프로세서 환경의 대단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넷째,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사용자 지원을 해왔다. 문제가 생기면 당장에 고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한글] 제작자는 이러한 점에 충실해서 여러모로 사용자들을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을 평가하고 싶다.

[한글 1.0]
필자는 [한글 1.0]을 사용해 보지 못했다. 단지 알고 있는 사실은 89년 초(?) 발매된지 두달만에 2000카피가 팔렸으나 몇개의 버그와 '툭하면 다운되는 사태로 해서 부랴부랴 수거하게 되었다'(이 표현은 나중에 이찬진씨께 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시 2달만에 2000카피가 나갔다면 대단한 호응이었고 당시 학생들이었던 <이찬진팀>의 개가였다고 평가된다. 물론, 우리나라 한글 워드프로세서 업계에도 이른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본다.

[한글 1.10]
1989년 6월 이찬진 김형집 우원식 김택진 이상 네사람의 이름으로 나온 [한글 1.10]버젼이 상용화된 본격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같이 F10으로 풀다운메뉴를 나타나게 해서 '한글이란'을 선택하면 저작권과 관련된 윈도우를 볼 수 있다.

[한글 1.10]의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가격은 4만 8000원이었는데 이는 당시에 여타 워드프로세서들이 대부분 1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것들도 대부분 8-9만원선이었던 점에 비해서 파격적인 가격이라고 볼수 있다. 또한 당시 <이찬진 팀>은 지속적인 사용자관리를 위해 [한글 소식(?)]이라 는 DM을 보내왔고 버그문제 해결을 위해서 버그가 발견되는 즉시 그 상태의 디스켓을 우송해주면 도움이 되겠다는 부탁도 있지 않아서 여타의 기업에서 행해졌던 '사후 써비스 0'(어쩌면 사실이 아닌지도 모름)의 행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한글 1.1x]의 구성은 1. 프로그램,2. 화면용자형, 3. 한자단어사전, 4. 인쇄용자형, 5. 인쇄용한자자형 등의 이름으로 각각 1장의 2D 디스켓 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외에 새까만 하드카바를 씌운 메뉴얼 1권과 유틸리티들을 모아 놓은 다른 한장의 디스켓은 복사를 해 주었다. 프로그램의 이러한 구성은 이후 버젼 1.20버젼까지 계속된다. 프로택트는 1번 디스크에만 EverLock.
[한글 1.10]은 설치후 실행을 하면 로고없이 막바로 편집화면으로 들어 가고 여기에서 그냥 입력을 하던지 F10으로 풀다운메뉴를 불러내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명령은 풀다운메뉴를 불러 방향키로 선택 실행하거나 단축키를 사용해 작업할 수 있다. 작업중 잠시 TETRIS를 즐길수도 있고 DOS 명령어를 실행시켜 화일을 지우거나 백업을 받아놓은후 다시 돌아가 하던 작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작업이 끝난 후에는 '@S'로서 화일명을 지정한 후 저장을 하고 '끝'을 선택을 하거나 단축키 '@X'로 작업을 완료하고 DOS로 빠져 나온다.

[한글 1.10]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여기에서 먼저 밝혀둘 것은 비디오보드나 프린터설정의 개연성, 확장성 또, 폰트제작 등등은 [한글] 전체의 특성이자 설치과정의 장점이므로 이 란에서는 작업과정에서 파생되는 장단점만을 고려하기로 한다.
기존의 워드프로세서와 비교해 볼때 [한글 1.10]은 여러가지 장점을 가 지고 있다. 이 점은 [한글] 전체의 장점과도 유사할 것이다.
첫째, 가장 큰 장점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위지윅(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 : 보이는 것 그대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적인 특성 을 부여해 기존의 워드프로세서에서 편집을 하고 완성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몇번이고 되풀이 찍어서 확인을 해야하는 불편을 일소시켰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다양한 문자와 문자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한글카드를띄우지 않고도 41가지의 문자(자판)을 지원하고 있어 한글, 영문, 한자만을 지원하던 대부분의 워드프로세서와는 차별화를 이루었다. 특히 수식표기와 전각사용자정의 문자의 지원은 많은 편리를 가져왔다. 또한 문자체에 있어서도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O X ?'로 그 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윈도우와 일종의 디스크베이스방식을 도입해 두개의 화일을 동시에 편집할 수 있고, 다시부르기를 이용해 몇개의 화일을 동시에 편집하는 효과도 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또 여기에 블럭읽기와 쓰기 기능을 가미해서 사용한다면 [한글]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드는 화일크기의 제 한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이 될 것이다.
넷째, 찾기와 바꾸기 기능, 이 기능들은 제작자가 공언을 한바와 같이 국내최고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세로확대되고 고딕으로 쓰인 '한글'을 찾아 가로확대된 명조체 '아래아 한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률이다.
다섯째, 강력해진 선그리기 기능의 지원을 들 수 있겠다. 기존의 선을 짜서 맞추던 방식에서 7가지의 선의 종류를 방향키로 이동만 하면서 그릴 수 있는 즐거움은 대단한 재미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여섯째, 자유로운 문단모양 설정이다. 다양한 정렬방식과 들여/내어쓰기의 기능들도 유익했지만, 줄간격조정을 통한 수학공식 등의 표현은 처음보는 것들이었다.
일곱째, 탁월한 조판능력과 인쇄방법의 다양성을 들 수 있겠다. 편집 메뉴를 이용해서 편집, 머릿말 꼬릿말 각주등을 삽입하고, 프린터 설정에서 인쇄방법을 정한 후 인쇄메뉴로 최종 조판을 완료하고도 화면으로 미리 본후에 인쇄를 할 수 있는 것 또한 여느 프로그램에서 따라오기 힘든 기능이었다.
기타 메일머지나 쏘트 등 세세한 기능들도 거의 모두 새로운 것, 강력 한 것들이나 이만 줄이기로 한다.

물론 이런 우수한 기능들이 없었더라면 [한글 1.10]이 '89년 여름의 선풍'을 일으키지는 못했으리라. 그러나 이런 장점 이면에 또 몇가지의 단점과 개선해야될 점들이 노출되고 있었고 그중 일부는 차후 개선이 되었으나 거론해 보기로 한다.
첫째, 인쇄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이는 [한글] 전체의 단점이기도 하 다). 물론 그래픽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겠지만 90년 4월 소프트월드에서 게재한 한글워드프로세서 성능테스트를 보면 테스트 대상 11개 워드프로세서 중에서 가장 느렸다. 실제로 89년 당시 필자도 이 인쇄속도 때문에 한참동안을 쓰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XT에서 인쇄를 하자면 1장을 뽑는데 2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와 비교해서 G2는 1분에 3장 이상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인쇄속도의 문제는 차차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해결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한글]의 숙제로 본다.
둘째, 화일크기의 제한이다. 한글 설명서에서는 '작은 것이 좋다'는 논리로 화일작성을 작게 할 것을 권하고 있고 또 그에 맞게 연결인쇄도 가능하게 해 놓았지만 150페이지 이상을 한 화일로 작성해서 일괄적으로 조판하고 프린트해 내던 필자의 습관(다른 유저도 마찬가지였으리라)에 뻑하면 '메모리가 부족합니다. ESC를 누르세요'라는 메시지는 짜증나기 십상이었다. 이 한계는 [한글 2.0]에서는 해결된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 하다.
세째, 택스트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도표그리기에 있어서 기존의 아스키코드에 의한 도표와 전혀 호환이 안된다는 맹점은 이미 그려놨던 도표나 전송받은 도표의 편집에 막대한 불편을 주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만 한다. 이 문제에 있어 지금 현재로 볼때 호환되는 유일한 경우(?)가 [한글]로 작성된 택스트를 [문방사우(휴먼컴퓨터의 DTP프로그램)]로 읽어 들 일때만 약간씩 호환되고 그 이외에는 깡통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 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네째, 약간 다른 이야기이지만 상당한 불편으로 생각되었던 것이 아무 곳에서나 프로그램을 끝낼 때 그 디렉토리에 HWP.CFG를 생성하게 되어 10여번 이상 실행시키고 난 다음에 노턴유틸리티의 FF로 조사해보면 디스크 전체에 HWP.CFG가 혼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문제는 1.20 이후에 개선된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나중에 업그레이드를 시켜서 패스에 HWP디렉토리를 삽입하고 HWP를 실행하다 보면 실행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LOW버젼의 HWP.CFG가 그 디렉토리에 있었기 때문인데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어서 하루는 마음먹고 몽땅 찾아가면서 지웠던 기억이 있다.
기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한글 1.20]이후에 상당부분 처리가 됐지만, 단 한페이지 밖에 없는 도움말, 엉터리 계산기(이런 정도라면 없어도 될 것 같다), 한자사전의 오자투성이, 페이지정리(지금 작업이 몇 페이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도대체 모를 경우가 많았다), 10번 이상의 각주 작성시 오른쪽 끝의 한 글자가 인쇄되지 않든지 반으로 짤리는 현상(번호 표시는 1컬럼인데 실제 번호는 2컬럼을 차지하게 됨으로해서 나타나는 버그), 축소문자의 비지원(물론 인쇄방법을 달리하면 모든 택스트가 다 축소되어서 인쇄되기는 한다), 눈금자 비지원, 너무 큰 데이타 화일, 등 등...

[한글 1.10]에서는 이상에 열거한 단점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들 이외에도 다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들어 하나밖에 없는 매크로 기능, 상용구의 저장문제, 금칙처리가 되지 않는다든가, 화면으로 인쇄시 글들이 막대로 표시된다든가 하는 것 등등이 그것들인데 이는 단점이나 개선 점이라기 보다는 향후 [한글]의 과제로 남아있어야 됐고 그 당시에는 여타 다른 워드프로세서에서도 대부분 지원이 되지 않았던 것들로 여기서 그런 내용들을 들어서 개선점이나 단점이라고 지적한다면 배고픈놈 떡주니까... 되려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고나 할까? 또한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1.20 이후에서 다 해결이 되었다.
여하튼, [한글 1.10]은 누가 뭐라 하더라도 한글 워드프로세서상에 신기원을 이룩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고, 그로 인해서 우리나라 컴퓨터 산업 자체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본다. 특히, 누구나 컴퓨터를 사기만 하면 당장에 써먹을 수 있다(타자기 대용으로)는 생각을 퍼지게 해서 많은 시장확대를 가져오게 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컴퓨터상들은 아직 학생이었던 <이찬진팀>에 감사와 지원을 해야 마땅했다고 본다. 한때 우리들이 랩탑이나 노트북을 문의할 때도 제일 먼저 [NKP 한글]이 뜨느 냐, [한글]이 뜨느냐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런 생각이 전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여담이지만 [한글 1.50]이 나올 때 쯤에 <이찬진>씨가 [(주)한글과 컴퓨터]라는 회사를 설립하게된 것은 필연 일 것이다.

[한글 1.11]
[한글 1.10] 이후에 약간의 버그들을 잡고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불행히도 필자는 이 버젼을 업그래이드 받지 못했다.
이 버젼은 거의 변화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나, 자세한 내용은 PC-WORLD에 미루고자 한다.

[한글 1.20]
1989년 11월 27일자로 발표된 [한글 1.20]은 과거의 1.1x에 비해서 외관상으로 별로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프로그램 디스크의 장수는 똑같았고 각 화일의 크기는 약간씩 달라졌으나 큰 변동은 없었고 가격은 5만 5천원으로 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고, 또한 1.1x 버젼에서 노정됐던 상당부분의 단점과 개선점들이 수정됐다. 새로 추가된 내용도 많이 있었다.
여담으로 당시 9월경에 내 놓겠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서 12월이 다 되어서야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가 <이찬진팀>의 멤버들이 군복무를 하게된 시점이고 이찬진씨 역시 군복무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하튼 이번 버젼 역시 이찬진 김형집 우원식 김택진 이 네사람의 이름으로 나왔고 공급처는 <러브리>였다. 이때 이미 2 만카피 이상이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당시에는 이미 프로택트가 풀린 불법복제품들이 돌아다녔는데 실 사용자가 10만 가까이 된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전의 버젼과 1.20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하드상으로 프로택트가 EverLock 방식에서 CopyLock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최초 설치 컴퓨터의 메인보드나 디스크 컨트롤러 등의 고유특성을 찾아내어 복사방지에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이 방식의 복사방지는 상당히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이 시기가 하드를 20메가에서 40메가로 바꾸는 시기가 되어서 필자도 하드를 바꾸고 나니 인스톨은 전혀 되지 않고 키디스크 방식으로 써야만 했기 때문에 정본을 사용하는데 상당히 불편했다. 또, 불법복제품이 의외로 빨리 돌았기 때문에 아마도 <이찬진 팀>도 상당한 애로를 겪었지 않겠나 생각을 한다. 이 일은 1.50이 발표되면서 도트버젼에는 프로택트를 걸지 않고 내 보내는 결과를 빚어냈다고 본다.

둘째, 설치 환경의 변화는 지원하는 프린터를 11종에서 14종으로 늘렸고(prtdef.exe로 들어갔을때 리스트되는 것만), config.exe에서 설정할 수 있는 비디오 보드는 랩탑 NAN TAN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게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세째, 가장 반가웠던 것 중의 하나가 데이타 화일의 40% 이상 압축저장 이었다. 버젼 1.1x 대에서는 데이타 화일의 크기가 너무 커서 일반 text 화일에 비해 2배나 됐는데 1.5배(물론 그것도 크다고 생각하지만) 정도로 줄어들었다. 압축프로그램도 그리 많이 보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스켓 한장에 데이타화일 2-3개만 넣어도 꽉차는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었던 것 이다.

네째, 매크로와 상용구의 증강이다. 매크로를 최대 10까지 정해 놓고 hwp.mac화일에 저장을 해두고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점은 작업을 실행하는데 많은 이점을 주고 노력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상용구도 hwp.gls에 저장을 해 놓고 사용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필자의 경우는 이 매크로와 상용구, hwp.cfg화일을 각각 다른 상황에서 쓸수 있도록 5가지씩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즉, hwp를 실행시키기 전에 배치화일로 각 작업의 특성에 맞는 매크로와 상용구, config환경을 설정해서 작업에 들어가면 생각하기 힘든 효율성을 발견할수 있다. 아주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이 되는 것들이다.
실례로 매크로 정의를 해놓은 표를 하나 소개한다(필자 사용)

다섯째, 화일 불러오기 중에서 내용설명을 추가할 수 있어 화일을 찾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여섯째, 저장방법에서 기존의 두가지(HWP, ASCII) 방식에서 여섯가지 (1.20, 1.10, 상용조합, 삼성조합, 금성조합, KS완성) 방식으로 저장할 수 있게 해서 기존의 코드변환유틸리티인 CODECONV.EXE와 함께 사용하면 변환시키지 못할 방식이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1.10화일은 읽어 들일 수 있으나 1.10 버젼에서는 1.20 버젼의 데이타를 읽어 들일 수 없어서 경우에 따라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이후의 데이타 저장 방식을 모두 동일하 게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일곱째, 도표보호 모드를 추가해서 도표내에 TEXT를 삽입하는 경우에 편리하게 만들
었다. 이 기능과 매크로 기능을 잘 이용하면 실제 로터스를 쓰는 것만큼이나 쉽게(좀 억지 같지만) 도표내에 숫자나 문자들을 쳐 넣을 수 있게 된다.
여덟째,가장 많이 쓰는 문자(한글과 영문)를 F1과 F2에 저장을 하고 F2나 SHIFT+SP로 토글을 할 수 있게 해서 1.10에서 잠시 다른 문자를 썼다가 다시 영문과 한글을 토글시키려 할 때 나타났던 혼란을 제거했다.

아홉째, 눈금자의 신설과 탭간격 조정에서 탭설정으로 바뀌어 원하는 곳에 탭을 설치할 수 있게 만듬과 동시에 눈금좌우에 INDENT를 표시해 놓아 문단모양설정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기타, 자동정렬을 정비해서 페이지정돈(불완전하지만)과 금칙처리기능이 삽입됐고, 한자사전의 정비, 도스쉘시에 프롬프트 위에 'Type EXIT to retuen to hwp'라는 메시지를 붙여 잘못해서 [한글]을 두번씩이나 실행시키는 경우를 방지한 것, 아직도 부족하지만 증강된 도움말 기능, 화면인쇄시의 선명도 등 개선된 것들이 많으나 다 기록하지 못하는 것에 사과를 드린다.

다음으로 아직 개선되지 않은 점들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고 [한글 1.20]에 대해서 맺고자 한다.
먼저 인쇄속도에는 전혀 변함이 없고(이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 이다) 편집할 수 있는 화일의 크기제한이나 도표호환, 각주의 문제나 1.10에서는 거론을 하지 않았지만 상자블럭의 기능도 아직 추가되지 않고 있는 점들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한글 1.50]
이 [한글 1.50] 버젼 역시 필자가 사용해 보지 못한 버젼이다. 그러나 이 1.50은 1.51과 거의 다른 점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단지 이 1.5x 버젼부터 이찬진씨가 1990년 2월(?) (주)한글과컴퓨터를 설립하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준비를 거쳐 내놓은 것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이에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글 1.52]에서 다루기로 하고...

[한글 1.51]
이 [한글 1.51] 판은 이찬진 사장이 (주)한글과컴퓨터를 설립하고 난 후, 세심한 준비를 거친 다음 회심의 역작으로 내놓은 듯하고 이후에 1.52가 나오기 까지 1년여의 기간의 공백을 채운 상품이다. 이 1.5x 대 버젼의 가장 큰 특징은 레이저버젼과 도트버젼의 분리 차등제공이라는 것 이다. 또한 내용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데이타 형식은 1.20과 같은 형식으로 해서 상호호환성을 갖게 했다.
[한글 1.51]은 레이저버젼과 도트버젼을 분리해서 레이저버젼에는 디바이스락(페러럴포트에 카트리지를 꼽아야 구동이 되는데 이러한 방식의 프로택트는 최근들어 많은 프로그램들에서 사용되고 있다)을 걸어놓고 도트버젼에서는 아예 프로택트를 걸지 않았다. 가격면에서는 15만원으로 상당히 비싸져 초기에 선언(?)했던 '저가'의 쓸만한 제품에서는 멀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또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글 2.0]은 22-25만원선이 될 것이라 하니 일단 그 금액만으로는(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으므로) 더욱 걱정이 된다 하겠다. 그러나 필자 역시 이 레이저버젼의 15만원이 실제 타사의 레이저버젼보다는 싸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할인의 혜택을 주고 있는 점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이제 여기서 [한글 1.20]과 1.51판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자.
첫째, 앞서 말했듯이 가장 큰 변화는 비싸진(상대적으로) 가격이지만 레이저 버젼의 분리다. 300dpi급의 해상도를 자랑하면서 도트버젼과 분리된 레이저 버젼은 고급의 인쇄를 요구하는 최근의 워드프로세서 환경에 그대로 부응하면서 역시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40*40의 레이저폰트를 따로 제공하여 휴렛팽커드사의 HP 레이저젯 씨리즈에서 인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인스톨의 방법과 포장의 변화이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외형상 완전히 달라졌으며 2D 3장(도트버젼)이나 2HD 2장(레이저버젼)에 압축을 해 놓아서 예전의 불필요하게 많았던(총 6장) 디스켓 수를 줄여 놓고 인스톨 과정에서 비디오에 대한 조정을 할 수 있도록해서 더욱 산뜻한 모양을 갖추었고 이에 따라 기존의 번거로웠던 인스톨 과정을 간단히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사용환경에 대한 변화는 거의 없었다고 본다.

셋째, 그림틀의 그림을 불러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몽당연필]과 같은 그림틀에서 만들어진 화일을 읽어들여 일반 텍스트와 함께 편집을 해서 인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진일보라고 생각이 된다. 이 기능은 화일상에는 그림에 대한 정보만을 저장해 놓고 화면 인쇄나 프린터 인쇄할 경우에만 나타나도록 해 놓은 것인데 도트버젼에서는 고정의 크기로만 인쇄할 수 있으나 레이저버젼에서는 그림을 확대할 수도 있어서 세미 DTP로서의 기능을 부여하고자 한 것으로 보여진다.

넷째, 불러오기에서 화일을 지울수 있는 기능을 첨가해 놓았다. 1.20 버젼에서는 도스상에서 화일의 내용을 볼 수가 없어 화일 정리를 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으나 이 기능의 첨가로 한눈에 보면서 정리를 할 수 있어 편리한 기능이다. 다만 1.52에서부터 제공되는 화일명 바꾸기의 기능이 빠졌던 점은 유감.

다섯째, 저장방식 또한 이전의 6가지에서 한글화일, 1.1버젼형식, 아스키화일 4가지(상용조합, 금성조합, 삼성조합, KS완성), 입력기 화일 4가지(상용조합, 금성조합, 삼성조합, KS완성)의 방식으로 변화를 주었다.

여섯째, 페이지 정돈 기능이 더욱 강력해져서 이제 거의 잘못되는 경우가 없어졌다.
기타, 일괄적이었던 표식보이기가 SP표시와 엔터표시를 둘중의 하나만 나타날 수 있도록 해 둔점, 문자종류 찾기기능을 부여해 그림이나 각주, 머리 꼬릿말 등 각종의 정보저장 문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 점선을 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 아스키화일로 저장할 때 각주 를 파일의 마지막에 보관해주는 등등의 기능들은 여러모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해서 개선된 사항이라 생각한다.

[한글 1.51]에서 개선해야될 부분들을 살펴본다.
우선 레이저버젼에서 HP 이외의 프린터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한글 2.0]에서는 프린터나 비디오 보드의 지원이 프로그램 내부에서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 드라이버로 빠져 나온다고 하니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겠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역으로 프린터가 [한글] 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주)한글과컴퓨터에서 해결하고 싶지 않아서도 아닐 것이고 또, 다른 프린터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한 기종에 얽매이게 된다면 우리가 앞서 욕을 해댔던 대기업들의 경우와 별 다를 바가 없지 않는가?

두번째로 도움말을 [워드퍼펙]의 경우처럼 상황상황마다 자세하게 지원해서 초보자들은 더 쉽게 배울 수 있고 기존 사용자들은 좀 더 완벽하게 쓸 수 있게 배려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한글] 자체가 상당히 쉽게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 기능들을 90% 이상 이용할 수 있는 유 저들이 얼마나 될까? 필자 역시 상당히 자신 없는 부분이다.

세번째, 컴퓨터 기종의 고급지향과 프린터의 고급화 현상으로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한글] 자체의 인쇄속도를 빠르게 할 방법이 없겠는가? 아니면 [보석글 V] 처럼 스플러 기능이라도 도입하면 어떨까?

네번째 [한글]을 실행시키면서 나타나는 로고화면에서 곧바로 키값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는 꼭 헛손질을 해서 화일을 불러들일 때마다 여러번 손이 가게 된다.
기타 각주의 번호가 99번까지로 한정된 점, 축소문자의 비지원, 아직도 지원되지 않고 있는 마우스 등등... 물론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필자의 단견으로는 이 정도 밖에 지적할 수 없어 도움이 못되는 것이 안 타깝다.


마감을 하면서...
이외에도 미흡한 부분들이 아직 존재하기는 하나 역시 [한글]이 아직 국내에서 견줄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필자의 바람은 앞으로 시판될 [한글 2.0]에서 우리들이 [한글]을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는 것은 바람직하나 그것 이 기존의 [한글 1.x 버젼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프로그램으로서 나타나는 것 또한 우려된다. 왜냐하면, 아예 [문방사우]와 같이 철저한 DTP를 지향한다면 또 별 문제겠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프로그램으로 나타나서 혼란스럽게만 만들고 사용자 부담만 높아져 간다면... 물론 이것은 필자의 무지에서 나온 기우이기를 바란다.
지난번 시연회 소식을 접하면서 [한글 2.0]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 만났던 [한글]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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