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한컴 “국민 도움 받은만큼 농촌에 보답”[기사] 한컴 “국민 도움 받은만큼 농촌에 보답”

Posted at 2008. 2. 15. 08:01 | Posted in 신문 기사

문화일보에서 1사 1촌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농촌을 돕기 위해 회사와 농촌을 자매결연처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죠.   농번기가 되면 가서 도와도 주고, 수확철이 되면 수확한 농산물도 구입을 해 주죠. 농산물 구입은 산지에서 바로 구입하기 때문에 순수 국내산이라 믿을 수 있고 물류비 지출이 없기 때문에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요.  어제자 문화일보에 한글과컴퓨터의 기사가 실려 있네요.

문화일보의 <1사1촌으로 FTA 넘는다>한컴 “국민 도움 받은만큼 농촌에 보답” 기사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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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자르면 안돼요!”

배나무 밭 주인 배기박(59)씨의 외침에 가위를 내밀던 한글과컴퓨터 허지연(여·30) 대리가 멈칫했다. 하마터면 힘들게 접붙인 배나무 가지를 잘라낼 뻔 했던 것이다. 지난 1월29일 오전 대청댐에 인접한 호반마을인 충북 보은군 회남면 조곡리. 이 곳을 찾은 백종진(48) 한글과컴퓨터 사장과 임직원 10여명이 한겨울의 찬 바람 속에서도 배나무 가지를 잘라내기 위해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배씨는 “비닐을 감아 놓은 가지는 시장성이 더 좋은 품종인 ‘신고(新高)’의 가지를 접붙인 것이니까 자르면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허 대리가 이번엔 어떤 가지를 잘라낼 지 망설이자 “그 앞에 난 가지 두개는 과감하게 잘라도 된다”는 배씨의 설명이 이어졌다. 봄이 와서 새순이 돋기 전에 가지를 솎아줘야 남은 가지가 더욱 잘 자라 굵은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과수농사를 짓는 김만식(72)씨도 “겨울에 잘 보살펴줘야 수확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며 배씨의 말을 거들었다.

주민 수 76명의 작은 마을인 조곡리는 앞에서 보면 마을 모양이 ‘새 조(鳥)’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주로 사과·배·복숭아·대추·옥수수·감자 등을 재배한다. 지난 1970년대 후반 대청댐이 들어서면서 마을 앞의 넓은 논과 들이 수몰된 탓에 현재는 주로 과수 재배를 한다.

마을 전 이장인 황주영(62)씨의 마을 소개가 이어지자 20~30대가 대부분인 한글과컴퓨터 직원들의 얼굴이 순간 숙연해 졌다. 인력개발을 맡고 있는 장윤석(42) 이사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어르신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국내 유일의 국산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한글’로 더 잘 알려졌던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경영부실로 아래아한글 개발 포기 선언을 해야 할 만큼 위기국면을 맞았다가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일어선 그야말로 ‘국민기업’이다.

당시 아래아한글 사주기 운동에 무려 50만명이나 동참했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0만명이 1만원씩 모두 50억원을 모아 준 셈이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2006년 8월 조곡리와 결연을 하고 ‘1사1촌 운동’에 나선 것도 그런 경험이 바탕이 됐다.

백종진 사장은 “1사1촌운동은 우리나라를 건강하게 지켜갈 수 있는 상생운동이자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받았던 국민들의 성원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1사1촌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작업을 마친 뒤 마을회관 앞에선 한글과컴퓨터팀과 조곡리팀 간 흥겨운 윷판이 벌어졌다.

말을 3개나 업고 한참 잘 나가는가 싶던 한글과컴퓨터팀이, 연거푸 윷·모를 던지면서 상대편 말을 단숨에 잡아버린 조곡리팀의 저력 앞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수훈갑인 김만식씨가 “우리팀은 지난해 보은군 윷놀이 대회에서 우승해 냉장고도 받은 팀”이라고 ‘고백(?)하자 그제서야 한글과컴퓨터 임직원들의 입에선 “어쩐지…”라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어 “우리가 이겼으니까 마을과 회사를 바꾸자”는 한 마을 주민의 농담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다.

한글과컴퓨터 이창주(35) 과장은 “마을 일손에는 큰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하고 우리들만 조곡리에서 심신을 충전하며 너무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서로에게 힘과 격려가 될 수 있도록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보은 =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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