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한글 워드 프로세서 관련 MBC 뉴스 및 신문 기사최초 한글 워드 프로세서 관련 MBC 뉴스 및 신문 기사

Posted at 2012. 11. 9. 17:15 | Posted in 한글 관련 자료

최초의 한글 워드 프로세서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한글(아래아 한글)을 말할 겁니다. 하지만 한글 이전에도 몇 개의 워드 프로세서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삼보의 보석글입니다.   이후  사용하기 쉽게 WYSWYG  방식으로 개발된 한글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는 한글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이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 보다 먼저 기본적인 한글 워드 프로세서 이야기가 나오네요.  박현철씨(당시 17세)가 만든 한글 워드프로세서에 대한 TV 기사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도 처음 보는 동영상이네요.


 


 


 


MBC News Desk 1983-1-16 [일요화제] 최초 한글 워드 프로세서 개발자 박현철


25초 정도부터 한글 워드 프로세서에 대해 나옵니다. 



아울러 동아일보 1983년 1월 22일자 인터뷰 기사도 있습니다.

http://goo.gl/JzYXv : 크롬에서는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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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경쟁 제품 비교 자료 - 파피루스한글과 경쟁 제품 비교 자료 - 파피루스

Posted at 2012. 7. 17. 13:35 | Posted in 한글 잡답

도스용 한글이 출시된 이후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들이 하나 둘씩 나옵니다.  윈도용 한글은 다른 회사들에 비해 늦게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 한글이다보니 경쟁사들이 한글과의 비교를 많이했습니다.   한글은 한참 후에야 윈도우용 한글 3.0을 출시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져 곧 3.0a, 3.0b를 내 놓습니다.  윈도용으로는 훈민정음이라는 프로그램도 나오지요. 


그 당시에는 시스템 사양이 낮아서 윈도가 멀티태스킹하기는 좋지만 느려지고 안정성도 떨어지기에 도스도 많이 사용되던 시절입니다.   94년도에 윈도 95가 나옵니다.


1994년에 한메에서 파피루스라는 윈도용 워드 프로세서를 출시합니다.  누군가가 한글 3.0과 파피루스 1.1을 비교한 자료를 올렸는데 파피루스에 유리한 부분이 많고 유리한 부분에 설명을 많이 써져 있네요.


원본 글을 보기 좋게 약간 편집하였습니다.(내용은 동일합니다. 표 부분만 편집)


[정보] 하안글3.0과 파피루스1.1의 비교 1


파피루스 1.1과 최근에 발표된 아래아 한글 3.0의 기능과 사용법, 편리성 에 대하여 하나 하나 비교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비교한 버전은 아래아 한글의 윈도우 버전인 3.0 버전과  파피루스 1.1 버전입니다. 전적으로 저의 주관적인 평가이므로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음을 밝혀 둡니다. 편의상 아래아 한글을 '한글' 이라고 하겠습니다. 


< 한글 3.0과 파피루스 1.1의 기능 비교표 # 1/3 

기능

한글

파피루스

파일 관리

동시 편집 가능 파일 수

9

제한 없음

읽을 수 있는 파일

아래아한글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RTF 파일

아래아한글 문서

사임당 문서

글사랑 문서

21세기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파피루스 문서

RTF 파일

저장

아래아한글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RTF 파일

파피루스 문서

조합형 텍스트

완성형 텍스트

새 이름으로 저장

가능

가능

읽을 문서방 설정

가능

가능

문서 정보 요약

가능

가능

저장시 문서 정보 상자 자동으로 뜨게 설정

부분적 가능

가능

최근 파일 목록

가능

가능

현재 문서에 다른 문서 끼워넣기(삽입)

기본적으로 지원

불러온 후 블록 잡아 복사해야 함

문서틀(서식) 기능

가능

한글이 실행될 때 기본적으로 읽을 서식 파일 지정 불가

가능

파피루스가 실행될 때 기본으로 읽을 서식 파일 지정 가능

서식 기능은 고급사용자에게 매우 편리한 기능이며 이를 잘 활용하면 아주 쉽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원하는 문서형태를 미리 서식으로 작성하여 놓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서식만 불러서 작성하면 매번 문서형태를 고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피루스에서는 새문서를 선택하면 서식파일을 선택할 수 있는 상자가 나타나게 할 수 있어 보다 편리하다. 한글은 매번 서식 파일을 불러오기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파일 불러오기 상자에서 지우기, 이름 바꾸기

가능

파일 관리 버튼을 눌러서 선택해야하므로 불편하다.

가능

기본적으로 대화 상자에서 직접 선택할 수 있어서 편리

암호 기능

지원

지원

문서 통계

지원

지원

파일 찾기

지원

지원

편집

되돌리기

3번까지 가능

무제한

환경설정에서 횟수를 지정할 수 있음

마우스로 블록 잡기

가능

가능

마우스로 블록 복사

가능

가능

마우스로 블록 이동

가능

가능

복사, 붙이기, 자르기

가능

가능

문서전체 선택 단축키

가능

가능

한글을 한자로 변환

한글 -> 한자

한글 -> 한글(한자)

한글 -> 한자(한글

한글 -> 한글(한자)

한글 -> 한자(한글)

한글 -> 한자

한글은 한자 대화 상자에서 라디으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으나 파피루스는 대화상자에서 지정할 수 있으 뿔만 아니라 각각의 단축키도 제공하므로 더 편리하다.

한자를 한글로 변환

가능

가능

다단 편집

8개까지 가능

32개까지 가능

단 구분선

가능

가능

날짜,시간의 삽입

가능

문자열 또는 코드로 삽입 가능

가능

코드로만 가능함

파일 명 삽입 등등

파일명만 현재 문서에 삽입 가능

(다양한 서식 작성에 부족함)

파일명, 문서 제목, 마지막 저장 날짜, 문서 글자 수, 단어 수, 문단 수, 작성자, 주제어 등을 현재 문서에 삽입 가능(다양한 서식 작성에 매우 편리함)

체례 목록 생성

가능

가능

(다단계의 차례 목록도 가능)

색인 목록 생성

가능

가능

자동 저장 기능

가능

가능

압축 저장 기능

가능

문서에 포함된 개체만 압축 저장함

맞춤법 검사

가능

(영문과 한자까지 검사할 수 있음)

가능

(한글만 검사할 수 있음)

수식 편집

가능

(스크립트 방식)

가능

(스크립트와 메뉴 방식 둘다 지원)

머리말, 꼬리말

가능(숨은 화면에서 편집해야하므로 불편함)

가능(편집 화면에서 직접 편집 가능하므로 편리함)

한글은 머리말과 꼬리말을 숨은 화면에서 입력하고 편집해야 하 지만 파피루스는 기본 문서화면에서 직접 입력, 수정이 가능하여 보다 편리하다. 그리고 기존에 작성된 머리말이나 꼬리말을 수정 할 때는 한글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머리말이나 꼬리말 주변에 캐 럿을 놓고 <고치기>를 선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도스용의 불편함을 윈도우까지 끌고 온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파피루스에서는 마우스로 간단하게 보이는 꼬리말이나 머리말을 선택하는 것으로 수정할 수 있다.  


2부 : http://blog.paran.com/hitelplaza/876539

3부 : http://blog.paran.com/hitelplaza/876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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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한글을 아시나요?어린이 한글을 아시나요?

Posted at 2007. 1. 21. 11:47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혹시 어린이 한글을 아시나요?

요새는 보니 초등학생도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하고, 컴퓨터로 못하는 것이 없더군요. 예전 그래봤자 불과 몇년 전에는 어린아이들은 컴퓨터를 잘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때는 컴퓨터 자체도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죠.

한글이 프로그램 덩치가 크다보니 모든 걸 다 배우려면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자주 쓰는 기능들만 모아서 만든게 어린이 한글입니다. 실제로 한컴에서 판매한 제품입니다.  검색으로 찾아보니 한컴 홈페이지에 어린이 한글에 관한  자료가 남아 있네요.  다음은 한컴 홈페이지에 있던 어린이 한글에 대한 자료입니다. 어린이 대상으로 판매를 하려했지만 실제 판매가 부진했는지 지금은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혹시 지금이라도 만들어팔면 인기가 있을까요?





어린이의 눈높이 맞추어 개발된 어린이 한/글은 일반 문서 작성에 필요한 워드프로세서부터 어린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향상 시켜주는 어린이 싱크와이즈,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어린이 웹편집기, 간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어린이 그림판의 주요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린이 한/글 시작 프로그램에서 각 프로그램의 주인공을 선택하여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습에 도움을 주는 국어사전, 영한사전, 한영사전을 비롯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2,500여 명의 인물들을 소개한 인명사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이 한/글 하나만 있으면 문서 작성에서부터 홈페이지 작성은 물론 그림 그리기와 창의력 개발까지 할 수 있습니다.


제품구성
     어린이 한/글 쉘  어린이 한/글 시작 프로그램
     어린이 한/글  문서 작업을 위한 워드프로세서
     어린이 싱크와이즈  창의력 개발을 위한 마인드맵 작성
     어린이 웹편집기  홈페이지 작업을 위한 웹편집기
     어린이 그림판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
     국어사전  두산동아 초등새국어사전
     영어사전  소사전 수준의 영한/한영사전
     인명사전  초중학교 교과서의 2,500여 명 인물 소개
사용환경
     운영체제  한글 윈도우 95/98/2000/NT 4.0
     CPU  펜티엄 MMX 200 이상
     RAM  32MB 이상
     하드디스크  250MB 이상
     해상도  800×600 해상도, 하이컬러(16비트) 이상
     주변장치  CD-ROM 8배속 이상
     사운드카드

◇ 제품특징
  • 통일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 프로그램의 사용법만 익히면 나머지 프로그램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어린이 한/글 쉘화면
    어린이 한/글의 각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 문서 작성과 그림 그리기, 인터넷 연동을 통한 창의력 향상을 위한 교육용 소프트웨어로서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 다양하고 폭넓은 사고 능력(창의력/기억력/상상력/이해력)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 마인드맵은 영국의 언론인 출신 교육·심리학자인 토니 부잔(Tony Buzan)이 창시한 새로운 두뇌 개발 학습법으로 창의력과 이해력, 상상력, 논리력을 향상시켜줍니다.
  • 다양한 템플릿과 예제, 클립아트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법을 모르더라도 어린이들이 쉽게 프로그램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클립아트 : 그림창에 있는 클립아트를 사용하여 예쁜 문서를 만들어 보세요.

  • 초등학교와 중학교 1, 2학년 과정에 나오는 2,500여 명의 위인을 수록한 학습인명사전이 포함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학교 공부에도 도움을 줍니다.


    위인찾아보기
    교과서에 나오는 위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인명사전에서 찾아보세요.

  • 어린이 한/글과 어린이 싱크와이즈, 어린이 그림판, 어린이 웹편집기 프로그램 사이의 데이터 호환이 가능합니다.
  •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른 음성과 음향을 지원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어린이 한/글을 이용하면 학교에서 배운 수업 내용을 쉽게 정리할 수 있고, 한글이나 영어의 모르는 단어는 종이 사전을 찾을 필요 없이 바로 어린이 한/글의 사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


    한글 단어 찾기
    종이 사전이 없어도 원하는 한/글 단어의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 영어사전


    영어 단어 찾기
    영한/한영 단어 찾기를 사용하면 모르는 영어 단어가 없습니다.
어린이 한/글에서 할 수 있는 주요 기능들
  • 창의력 개발하기
  • 명함 만들기
  • 초대장 만들기
  • 독후감 쓰기
  • 공부하기
  • 그림 그리기
  • 편지 보내기
  • 생각지도 그리기
  • 영어 단어 공부하기
  • 상상력 개발하기
  • 일기 쓰기
  • 편지 쓰기
  • 표 만들기
  • 계획표 짜기
  • 홈페이지 만들기
  • 인터넷 배우기
  • 한글 단어 공부하기
  • 위인 찾아보기


    문서 작성하기
    예쁜 명함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주고, 부모님께 보낼 편지도 써보세요.

    • 어린이 한/글에서 제공하는 템플릿과 예제 문서를 이용하면 쉽고 빠르게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다단계 되돌리기와 다시 실행하기 기능을 사용하면 실수로 지운 내용이나 그림을 바로 복구할 수 있습니다.
    • 문서 검색을 위한 찾기/바꾸기 기능과 내용 중에서 한글이나 영어의 뜻을 모를 때 바로 사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 마우스만 이용하여 표를 만들 수 있으면, 칸이나 줄을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습니다.
    • 우편 보내기 기능을 사용하면 작성한 문서를 친구나 선생님에게 인터넷 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 작성한 문서를 이용하며 홈페이지를 만들려면 HTML로 저장할 필요 없이 어린이 웹편집기를 실행하여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습니다.




    생각지도 만들기
    생각의 범위를 마음껏 넓혀서 창의력과 이해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직선형 필기에 따른 두뇌 효율 및 시간 손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 수업 내용을 지도 형태로 정리함으로써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문장을 읽고 맵을 작성함으로써 핵심 주제어 추출 능력이 향상됩니다.
    • 어린이 씽크와이즈에서 작성한 맵 문서를 어린이 한/글이나 어린이 그림판으로 보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이해력의 향상을 통해 체계적이고 창조적인 추론 능력이 개발됩니다.
    • 다양하고 폭넓은 사고 능력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만들기
    인터넷 시대! 나만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 HTML 문서를 작성하여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를 설정하면 HTML 문서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 다단계 되돌리기와 다시 실행하기 기능을 사용하면 실수로 지운 내용이나 그림을 바로 복구할 수 있습니다.
    • 웹문서를 어린이 한/글에서 불러와 더욱 멋있는 문서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 완성된 웹 문서는 홈페이지 전송 기능을 이용하여 홈페이지에 바로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
    종이에 그리는 것보다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 어린이 한/글이나 어린이 웹편집기에서 사용할 그림 조각이나 배경 그림을 어린이가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 어린이 한/글에 넣은 그림은 그림판을 실행하여 수정할 수 있습니다.
    • 그리기 전용 도구 상자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 종이에 색칠하는 것처럼 템플릿 문서를 이용하여 화면에 마우스로 색을 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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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한컴의 부활반갑다 한컴의 부활

Posted at 2007. 1. 21. 11:26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아래 박강문 코너에서 한글 사태에 관한 아쉬운 소감을 소개했는데 한컴은 그 사태를 해결하고 난 후 지금은 매출과 수익에서 안정을 찾아 눈부신 발전은 아니지만 조금씩 발전을 해 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후  한글 사태를 해결한 것에 대한 소감을 쓴 기사가 있네요. 

원본 글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바다다리 seabr님이 쓰신 글입니다.


*아래한글로 '하'에서 'ㅏ'를 한번 더 누르면 어떤 글자가 생기는지 아시죠? 여긴 그 글자를 쓸 수 없어 '아래한글'로 대신 표기했습니다.


파피루스, 윈워드, 일사천리, 글사랑, 한글아미프로, 오아시스, 글마당...


엇그제 책장을 정리하다 낡은 수첩을 발견했다. 95년에 취재 노트로 쓴 수첩인데 거기 중간쯤에 저렇게 까마득한 이름들과 지금은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는 마케팅 또는 홍보 담당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 많은 워드프로세서들은 어디로 갔나?

아마 윈도우 바람을 타고 전자출판(DTP) 시장이 한참 술렁이던 때였던 거 같다. ‘아직도 출판을 위해 매킨토시를 따로 장만 하느냐, 이젠 IBM PC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편집/출판할 수 있다’는 게 당시 워드/DTP 프로그램들의 공통된 출사표였고, ‘누구나’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따로 전문가를 찾을 생각도 없이 담당 기자들이 앞 다퉈 직접 이 프로그램들을 벤치마크 했었다.

모두들 DTP를 강조하긴 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워드프로세서 중심이냐 오피스중심이냐, 또는 말 그대로 DTP 중심이냐에 따라 각 프로그램들은 지향점이 달랐다. 워드프로세서만 놓고 보면 아래한글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일 때였으니 이들 프로그램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그 지향점부터 제대로 포착했어야 하는 게 맞다. 거꾸로 개발자 입장에선 각 프로그램들의 차별점을 좀 더 확실하게 부각시켰어야 했다. 개성은 존중해도 다양성은 인정하지 않는 게 시장의 법칙이 아니던가.

저마다 개성을 뽐내던 워드/DTP 프로그램들이 그저 옛이름으로만 남은 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저돌적인 공세를 빼놓지 않을 수 없다. MS는 MS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 패밀리와의 호환성을 앞세운 건 둘째 치고, MS워드를 이기는 세계 유일의 워드프로세서 아래한글의 아성을 무너뜨리려고 세로쓰기, 옛글체 등을 내세워 한국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를 뿌려대기도 했다. MS오피스의 성공 여부가 MS워드와 아래한글의 싸움에 달렸다고 판단한 때문에 윈도우보다 MS워드 홍보비가 더 많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였다.

이 같은 파상공세에 힘없는 벤처기업들의 프로그램들은 순식간에 나동그라졌다. 하지만 81년부터 국민들의 손가락을 길들여 온 아래한글은 달랐다. 무차별 진격에도 MS워드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어서지 못하자, 98년에 MS는 IMF 와중에 이찬진 사장의 무리한 인터넷 투자로 비틀거리던 한글과컴퓨터사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할 테니 앞으로  아래한글 개발을 포기하라고 종용하기에 이르렀다.

한컴 살리기가 아니라  아래한글 살리기

MS와 한컴이 이같은 가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아래한글=한글’처럼 여기던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고,  아래한글을 살리기 위한 국민주 모금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 범양식품에서 태극마크가 선명한 ‘콜라독립 815’를 내놓고 승승장구하던 것을 본따기라도 하듯 애국심에 적잖이 기댄 아래한글 97/815 특별판을 1만 원에 내놓았고, 이것이 순식간에 100만 카피 정도 팔리면서(어떤 면에서는 ‘팔아주면서’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MS워드의 천하통일은 한국에서 만큼은 야심에 그치게 되었다.

이찬진씨를 대신해 한컴의 경영을 맡게 된 전하진 사장은 아래한글 97/815를 발표한 뒤 기자들을 불러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래한글을 서태지라고 칩시다. 공연을 많이 봐주고 해야 다음에 또 더 나은 공연과 음반을 준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아래한글 815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경영문제는 예외로 하고, 아래한글의 우수성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래한글 패키지를 사서 쓰는 사람이 없으니 시장자체가 죽어간다, 그러니 MS의 공세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요지였다.


당시 분위기를 조금 더 파고 들어가면, ‘불법복제는 어느 프로그램에나 똑같이 해당되는 말이다. 한컴은 아래한글 개발을 게을리 하고 인터넷 사업에만 돈을 써대더니 줏대도 없이 아래한글을 MS에 넘기려 했다, 그리곤 여론이 불같이 일어나니깐 이제 와서 그 애국심에 손 벌리는 꼴이다’는 비판이 없지 않던 터였다.


기자는 이렇게 되물었었다. “이번에 아래한글 815를 사면 다음에  더 나은 패키지가 나온다는 걸 어떻게 보장 받을 수 있죠? 말씀하신대로 서태지가 이번 공연만 하고 은퇴를 선언하거나 하면 허탈한 상황이 나오는 거 아닙니까. 815는 착실하게 준비된 공연이 아니라 급조된 특별무대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이 말에 전하진 사장은 “국민가수라는 얼굴이 있지, 살 만하다고 제멋대로 했다간 끝장나는 거죠”라고 여전히 전폭적인 신뢰의 지지를 호소했었다.

그때 살려주길 잘했어요?

사실, 그 후 ‘서태지’의 공연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아래한글 워디안,  아래한글 2002, 아래한글 2004 등 그저 때가 되었으니 또 공연을 한다는 정도일 뿐, 특별하고 획기적인 버전 업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이미 더 이상 손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해진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의 처지와도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 국민이 살린 프로그램치고는 실망스런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한때 콜라시장의 13%까지 차지했던 ‘콜라독립 815’가 코카콜라와 펩시의 재반격에 맥을 추지 못해 1%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결국 2003년에 파산을 하게 된 범양식품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컴은 달랐다. 어제 한글과컴퓨터를 다녀온 동료 기자의 말에 따르면 “그때 살려주기를 백번 잘했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담당이라 MS 출입을 전담하면서도 MS의 무조건식 독점에는 혀를 내두르는 이 기자의 말로는 “우리나라에서 MS를 견제할 가장 확실한 주자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곤 기사의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오피스와 리눅스, 두 날개로 비상’.

한컴의 성공적 재기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수치는 2005년 매출이 380억 원, 영업이익이 100억 원에 가깝다는 것이다. 98년 MS와의 가계약 이후 2002년까지 경영권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4년간 누적적자가 860억 원이었던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한컴의 재기가 더 반가운 것은 98년에 자신을 삼키려 했던 MS에 정면승부를 펼쳤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컴오피스’다.


워드프로세서 점유율만 놓고 보면 아래한글이 MS를 크게 앞질렀지만, MS는 ‘MS오피스’를 앞세워 엑셀과 파워포인트 등과의 연동성을 무기로 아래한글 이용자들을 서서히 뺏어가기 시작했다. ‘개인은 아래한글, 기업은 MS워드’라는 게 공식이 될 정도였다. 이에 한컴은 역으로 승부했다. 아래한글을 중심으로 하는 오피스를 내놓아 기업시장을 뚫기 시작했다. 이것이 국민이 살려 낸 아래한글을 사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리눅스로  MS에 맞서다

한컴오피스는 엑셀에 대응하는 ‘넥셀’, 파워포인트를 겨냥하는 ‘한컴 슬라이드’에다 MS오피스에는 없는 백신 프로그램도 넣었다. 토종기업인 하우리의 ‘바이로봇 엑스퍼트’가 그것이다. ‘국산 오피스’라는 점은 주요 수요처인 정부 부서와 금융권의 심정적인 지원도 등에 업어 그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이에 탄력을 받은 한컴은 좁아터진 한국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월에 내놓은 ‘싱크프리 오피스 3.0’가 그것이다. 싱크프리는 자바(JAVA)에 뿌리를 뒀다. 이것은 윈도우 뿐 아니라 리눅스와 맥OS, 유닉스 등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휴대폰이나 PMP, PDA에서도 쓸 수 있다. 이같은 유연성은 지난 10월 미국 인터넷 채팅/방송 사이트 ‘피씨챗쇼’(www.pcchatshow.com)에서 MS 오피스를 대체할 최고의 경쟁자로 꼽히는 바탕이 되기도 했다.

더 주목할 것은 한컴이 반(反) MS 진영으로 꼽히는 ‘리눅스’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표준 리눅스를 만드는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아시아눅스’를 주도할 뿐 아니라 리누스 토발즈가 활동하는 리눅스 연합체인 OSDL(오픈 소프 개발자 랩)에도 가입해 MS와 윈도우의 반대편 진영에 그 이름을 당당하게 올려놓았다. 내년에 열리는 ‘리눅스 월드 코리아 2006’의 후원사도 자처했다. 모양새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지난해에 비하면 올해 한컴오피스는  20%, 아래한글 리눅스는 11%나 매출이 늘었다. 쓰러진 아이를 일으켜 줬더니 씩씩하게 내달리는 모습이다.

PC 분야에서만 10년째 기자를 하고 있어 웬만한 일에는 심드렁한 동료기자가 뜻밖의 격앙된 목소리로 한컴 가족들을 만난 소감 끝에 덧붙인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그 사람들이요, 정말 일 낼 것 같은 표정이더라고요”

                                                   -2005년 12월20일 이글루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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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

Posted at 2007. 1. 17. 13:14 | Posted in 신문 기사

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에 대해 정리한 글로 디지털 타임즈 2000년 6월 26일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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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글워드프로세서는 무엇일까? 초기 워드프로세서는 지금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다.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되기 전인 80년대 초, 한동안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통합된 형태인 전용기기가 인기를 끌었다.
83년 국내 최초의 워드프로세서 전용기기인 큐닉스의 '글마당'과 그 뒤를 이어 고려시스템의 '명필', 금성사의 '장원' 등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과 같은 SW 패키지 형태의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84년경 탄생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박현철 씨가 애플컴퓨터 기반의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 것. 기능이 미약해 최초의 워드프로세서로 볼 것이냐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Ⅲ', '중앙한글' 등 애플컴퓨터 기반의 한글워드프로세스가 80년대 중반부터 자리잡게 하는데 기여했다.
애플컴퓨터보다 대중적인 MS DOS 환경의 한글워드프로세서가 나온 것은 이 보다 늦은 85년경. 삼보컴퓨터가 보석글 시리즈가 최초다.
삼보를 필두로 당시 쌍용컴퓨터, 삼성전자, 금성소프트웨어, 대우통신, 삼성전관, 현대전자 등 주요 PC 메이커들이 잇따라 자체 워드프로세서를 내놓고 자사의 PC에 번들해 공급했다.
가나다라(금성), 프로워드(대우통신), 세종(쌍용), 바른글(현대), 글벗(삼성전자), 한글워드(테레비데오) 등이 초창기 제품들. 이중 보석글은 최초의 대중화된 한글워드프로세서로 불릴 만하다.
보석글의 인기는 그때 당시 보석글과 한글코드가 일치하는 프린터인 삼보 엡손 기종이 프린터 시장을 장악할 만큼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보석글은 국산 워드프로세서가 아니었다.
'T/Maker Research'라는 회사의 제품을 한글화시킨 것에 불과했던 것. 이는 팔란티어소프트사의 소스프로그램을 들여온 금성SW 등도 마찬가지. 더구나 이들 제품은 프린터 드라이버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프린터를 하려면 문서 앞뒤로 태그를 붙여야하는 등 명실상부한 워드프로세서 제품으로 보기에는 기능이 취약해 불편이 많았다.
이 때문에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원년은 89년으로 기억된다.
우리 손에 개발된 진정한 국산 한글워드프로세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컴퓨터연구소의 한글2000이 스타트를 끊었다.
85년 10월 발표된 쌍용의 '세종'과 86년 말 발표된 현대전자의 '바른글'도 국내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됐지만, 기능상 한글2000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한글2000은 2,3벌식 한글자판, 조합형과 완성형 한글코드 복수지원, 레이저프린터 인쇄 가능 등 당시로는 획기적인 성능으로 국산 워드프로세서 역사상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한글2000은 곧바로 등장한 아래아한글에 영광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대학생들이 모여 개발한 아래아한글은 안정성이 매우 뛰어났고, 프린터 드라이버 지원은 물론 블록 편집, 폰트 드라이버 지원 등 그야말로 워드프로세스다운 한글 워드프로세서였다. 뛰어난 기능과 베타버전의 무료 배포에 힘입어 아래아한글은 빠른 속도로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1.52 버전의 경우, 뛰어난 레이저 프린팅 기능으로 단행본 등 경인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당당히 제값을 받고 팔려나갔다.
한컴퓨터연구소가 뒤늦게 '사임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래픽' 기능 등을 강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아래아한글은 한글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같은 기세도 93년, MS의 독점력이 한껏 발휘된 '윈도'의 출현과 함께 암초에 걸리고 만다.
아래아한글의 윈도 지원이 때늦은 틈을 타 국산 신예 워드프로세서들이 대량으로 쏟아진 것. 삼성의 훈민정음을 비롯해 삼보의 보석글 프로, 창인의 지필묵, 핸디소프트의 아리랑, 큐닉스의 글마당, 휴먼컴퓨터의 글사랑, 한메소프트의 파피루스 등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제 2차 대전이라고 할만한 상황이 벌여졌다.
그러나 아래아한글의 저력은, 이같은 폭풍을 잠재울만큼 대단했다.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졌던 첫 윈도용 버전을 곧바로 개선시켜 성공리에 시장 진입했으며, 다른 국산 워드프로세서 진용까지 흡수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아래아한글에 보내는 사용자들의 변함없는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잠시의 영광도 그뿐,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수난기가 도래했다.
일말의 틈새도 놓치지 않고 MS워드가 맹공을 퍼부었고, 결국 빈사상태까지 몰고 갔다.
사실상의 세계 표준을 손에 쥔 외국SW에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산SW가 저항할 수 있는 힘은 미약했던 것. 아래아한글 포기 선언은 국내 SW 산업계에 엄청난 충격과 질타를 던졌고, 국산SW의 활로에 대해 진지한 각성과 고민이 시작됐다.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한글과컴퓨터는 이제 중국, 일본 등 해외 워드프로세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월에는 3년여의 공백 끝에 명실상부한 윈도용 엔진을 장착한 한글 워디안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산 SW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나아가야 있는가?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대표적인 국산 SW로 일찌감치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요구받았고, 아직 답변이 끝나지 않았다.
한글 워드프로세스는 바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권정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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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 한글2000워드프로세서 한글2000

Posted at 2007. 1. 5. 09:31 | Posted in 한글 소식_정보_관련 글
혹시 한글 2000이라는 워드 프로세서를 아는지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할 것입니다.  저도 한글을 1.0때부터 사용해왔지만 이름만 들었을뿐 한번도 사용을 못해 봤습니다.  이 제품이 먼저 출시되었으나 이후 나온 한글의 인기 때문에 사용자가 극히 없었습니다. 그 시절 잡지에서 그런 워드프로세서가 있다는 것만 들었을뿐입니다.

한글 2000 개발자 중의 한분이 현재 씽크프리 오피스를 개발하고 있는 한컴 씽크프리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강태진 사장입니다.  한글 2000 이후에 국내에 사임당이라는 워드프로세서를 내 놓았는데 저도 그때 데스크젯 500 프린터를 사면서 번들로 받아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기능은 한글 1.5와 비슷하고 벡터 방식이었지만 속도가 느리고 해서 그리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임당 이외에 틀마름이라는 폼프로세서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것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 후 한컴으로 들어와 개발하다 아래 글에서처럼 다시 회사를 창업하여 나가게됩니다. 그게 아래 기사 말미에 실렸군요.

그 이후 외부로 나가서 자바 기반의 오피스 프로그램인 씽크프리를 만들게 되지요. 어떤 OS(윈도, 리눅스, 매킨토시 환경)에서도 다 동작을 하여 언론에서도 호평을 하였으나 자바 기반의 시장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고전을 하게 되고  다시 한컴으로 인수되어 씽크프리 오피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한글 2000에 대한 잡지 기사 내용입니다.

[IT타임머신] 워드프로세서 한글2000
2000년 12월 06일
글 유춘희 (point@dot21.co.kr)  


외국서 만들어진 최초의 한글 워드
  80년대 중반 PC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고유문자를 가진 우리나라에도 컴퓨터용 워드프로세서가 등장했다. 한국과학기술원과 고려씨스템이 함께 개발한 ‘명필 시리즈’, 금성소프트웨어가 행정전산망용으로 개발해 공문서 작성용으로 납품하던 ‘하나 워드프로세서’, XT 시절을 풍미하던 삼보컴퓨터의 ‘보석글’은 한국 워드프로세서 개척자였다. ‘글벗’이라는 제품을 개발한 삼성전자는 ‘훈민정음’으로 이름을 바꿔 지금도 자사 PC에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의 새로운 장을 연 제품은 ‘아래아한글’이다. 이찬진, 김형집, 우원식 3명의 대학생이 개발한 아래아한글은 공개소프트웨어로 뿌려져 사용자들 인기를 독차지했다.  
대기업이 자사 PC에 넣기 위해 개발한 게 아니라, 어떤 PC에서나 쓸 수 있도록 한 독립 제품이라는 데 의의가 컸다. 그런 명품이 또 하나 있었으니 아래아한글보다 2년쯤 선배가 되는 ‘한글2000’이다. 사람들은 이 제품을 한국 워드프로세서의 진정한 첫 제품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글2000은 누구나 돈만 내면 살 수 있는 최초의 제품이었다. 88년에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20대 후반의 동포 3명이 설립한 ‘한컴퓨터연구소’ 이름으로 나왔다. 팀 리더는 정재열. 프로그래밍은 강태진이 맡았고 한석주가 뒤를 받쳤다. 당시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생으로 한글2000을 접한 이찬진이 버그를 여러개 잡아내 강태진에게 보냈지만 반응이 없자, 그렇다면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고 덤벼들었다 만든 게 아래아한글이란 얘기도 있다.

한글을 사랑한 고교 동창생 세 명
  한컴퓨터연구소는 한국인으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는 텔레비디오(TeleVideo) 황규빈 사장을 만나면서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했다. 황 사장은 개발비용 모두를 부담하기로 하고 텔레비디오 PC에서만 쓸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했다. 80년대 말 갑일전자가 팔던 텔레비디오 제품 속 워드프로세서는 한컴퓨터연구소가 만든 제품이다.

  미국과 캐나다 동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이 제품은 88년 직접 한국 정벌에 나선다. 당시 유일한 범용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팔란티어 워드프로세서’와 최고 인기 제품인 삼보의 ‘보석글’을 제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한국에 소프트웨어저작권법이 만들어졌다는 소식도 그들에게 힘이 됐다.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서울 종로구 와룡동 한글문화원. 안과의사이면서 한글사랑이 남달랐던 공병우 박사의 개인연구실이었다. 이곳은 한글과컴퓨터가 초기에 입주했던 곳이기도 해 한글 워드프로세서 개발의 산실이 된다. 공 박사와 한컴퓨터연구소는 83년 이들이 애플Ⅱ용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했을 때, 공 박사가 자신이 개발한 세벌식자판 기능을 첨가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한글2000은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인 칼크, 데이터베이스인 카드를 포함한 통합 사무자동화 패키지였다. 매킨토시 인터페이스를 흉내낸 풀다운 메뉴 방식은 획기적이었고, 한글 카드가 필요 없었으며, 편집 모양을 그대로 보여주는 ‘위지윅’ 기능이 독보적이었다. 나중에 한글2000은 ‘사임당’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워드프로세서에 그래픽과 사진을 구현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사임당은 아래아한글의 벽을 넘지 못하고 94년 말 한글과컴퓨터에 흡수되고 만다. 당시 한글과컴퓨터는 핸디소프트의 워드프로세서인 ‘아리랑’이 그룹웨어 ‘핸디오피스’에 붙어 강력한 대항군으로 떠오르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글과컴퓨터는 한컴퓨터연구소 개발진을 흡수해 그룹웨어 개발에 나섰고, 사장이던 강태진은 한글과컴퓨터 그룹웨어 개발이사로 옮겨 앉았다. 워드2000의 후신인 사임당은 2.1 버전까지만 개발됐다.

  한글2000을 만든 고교 동창생 3명은 지금 무엇을 할까. 강태진씨는 한글과컴퓨터를 나와 자바 개발업체인 제이소프트를 창업했고, 지금은 개인용 자바 애플리케이션 ASP 업체 씽크프리 사장으로 있다. 초기 한컴퓨터연구소 대표였던 정재열씨는 캐나다에서 저장장치 아웃소싱 업체인 스토리지ASP의 CTO(최고기술담당임원)로 재직 중이고, 한석주씨는 정보기술과 동떨어진 분야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DOT21 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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