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아래아한글' 지원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에 '아래아한글' 지원

Posted at 2007. 6. 12. 20:01 | Posted in 우리글 한글

남과 북이 2개의 땅으로 분단되면서 땅뿐만 아니라 생각과 말도 바뀌어 버렸다.  남과 북의 분단으로 이질화된 남북한 언어를 하나로 묶는 공통 사전 만들기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인데 이 사전이 겨레말큰사전이다. (참고 기사 : 경향신문 2006년 7월 3일 남북 "말의 통일" 30만 어휘 단일사전 만든다."

이 사업에 한글과컴퓨터가 지원을 한다고 한다.  사전 편찬 작업을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었다는게 놀랍고(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왜 그걸 사용했을까?), 북한은 창덕이라는 자체 개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는게 또 놀랍니다.  창덕이라는 소프트웨어는 몇년 전에 들어보기만 했고 실제로 사용해 보지 않았고 구경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고 싶다.  이제서나마 우리 겨레의 사전을 만드는데 남북 모두 자국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니 다행이다.


다음은 기사 내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뺀다-몸깐다, 숙면-속잠처럼 남북에서 서로 다르게 쓰이는 언어를 통일하는 사업에 국산 소프트웨어가 전격적으로 활용된다.

한글과컴퓨터(www.haansoft.com, 대표이사 백종진, 이하 한컴)는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편찬사업회 사무실에서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www.gyeoremal.or.kr, 이사장 고은 시인, 이하 편찬사업회)와 소프트웨어 증정식을 갖고 남북의 사전편찬 전문가, 언어학자, 문학인 등이 참여하여 추진 중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를 통해 한컴은 편찬사업회가 겨레말큰사전 편찬 연구 및 업무 목적으로 사용할 문서작성기인 '아래아한글'을 포함한'한글과컴퓨터 오피스2007' 40개와 인쇄물에 쓰일 '맥용 아래아한글'을 기증하는 것은 물론 겨레말큰사전 편찬이 완료되는 오는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최신 버전 업그레이드 및 기술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증정식에서 편찬사업회 고은 이사장은 "그 동안 사용해온 외산 대신 국산 소프트웨어로 편찬, 사무 업무를 진행하게 됐다"며 "북측에서는 이미 자체 개발한 창덕 등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비로소 우리말 편찬에 남북 모두가 자국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되어 뿌듯하다"고 밝혔다.

한컴의 백종진 사장은 "남북이 함께 펴내는 첫 우리말 사전인 겨레말큰사전 편찬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서작성 소프트웨어인 '아래아한글'이 일조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북측 편찬위원들에게도 남한의 문서작성기를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달식에서 지원된 '아래아한글'을 비롯한 넥셀, 슬라이드 등 오피스 제품은 남한에서의 편찬 업 무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문서를 북측 파일형식에 맞춰 전달하는 등 양측 업무교류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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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

Posted at 2007. 1. 17. 13:14 | Posted in 신문 기사

한글 워드프로세스의 역사에 대해 정리한 글로 디지털 타임즈 2000년 6월 26일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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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글워드프로세서는 무엇일까? 초기 워드프로세서는 지금과 같은 형태가 아니었다.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되기 전인 80년대 초, 한동안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통합된 형태인 전용기기가 인기를 끌었다.
83년 국내 최초의 워드프로세서 전용기기인 큐닉스의 '글마당'과 그 뒤를 이어 고려시스템의 '명필', 금성사의 '장원' 등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과 같은 SW 패키지 형태의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84년경 탄생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박현철 씨가 애플컴퓨터 기반의 워드프로세서를 개발한 것. 기능이 미약해 최초의 워드프로세서로 볼 것이냐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글Ⅲ', '중앙한글' 등 애플컴퓨터 기반의 한글워드프로세스가 80년대 중반부터 자리잡게 하는데 기여했다.
애플컴퓨터보다 대중적인 MS DOS 환경의 한글워드프로세서가 나온 것은 이 보다 늦은 85년경. 삼보컴퓨터가 보석글 시리즈가 최초다.
삼보를 필두로 당시 쌍용컴퓨터, 삼성전자, 금성소프트웨어, 대우통신, 삼성전관, 현대전자 등 주요 PC 메이커들이 잇따라 자체 워드프로세서를 내놓고 자사의 PC에 번들해 공급했다.
가나다라(금성), 프로워드(대우통신), 세종(쌍용), 바른글(현대), 글벗(삼성전자), 한글워드(테레비데오) 등이 초창기 제품들. 이중 보석글은 최초의 대중화된 한글워드프로세서로 불릴 만하다.
보석글의 인기는 그때 당시 보석글과 한글코드가 일치하는 프린터인 삼보 엡손 기종이 프린터 시장을 장악할 만큼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보석글은 국산 워드프로세서가 아니었다.
'T/Maker Research'라는 회사의 제품을 한글화시킨 것에 불과했던 것. 이는 팔란티어소프트사의 소스프로그램을 들여온 금성SW 등도 마찬가지. 더구나 이들 제품은 프린터 드라이버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해, 프린터를 하려면 문서 앞뒤로 태그를 붙여야하는 등 명실상부한 워드프로세서 제품으로 보기에는 기능이 취약해 불편이 많았다.
이 때문에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원년은 89년으로 기억된다.
우리 손에 개발된 진정한 국산 한글워드프로세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컴퓨터연구소의 한글2000이 스타트를 끊었다.
85년 10월 발표된 쌍용의 '세종'과 86년 말 발표된 현대전자의 '바른글'도 국내 프로그래머에 의해 개발됐지만, 기능상 한글2000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한글2000은 2,3벌식 한글자판, 조합형과 완성형 한글코드 복수지원, 레이저프린터 인쇄 가능 등 당시로는 획기적인 성능으로 국산 워드프로세서 역사상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한글2000은 곧바로 등장한 아래아한글에 영광의 자리를 내줘야 했다.
대학생들이 모여 개발한 아래아한글은 안정성이 매우 뛰어났고, 프린터 드라이버 지원은 물론 블록 편집, 폰트 드라이버 지원 등 그야말로 워드프로세스다운 한글 워드프로세서였다. 뛰어난 기능과 베타버전의 무료 배포에 힘입어 아래아한글은 빠른 속도로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1.52 버전의 경우, 뛰어난 레이저 프린팅 기능으로 단행본 등 경인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당당히 제값을 받고 팔려나갔다.
한컴퓨터연구소가 뒤늦게 '사임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래픽' 기능 등을 강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아래아한글은 한글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같은 기세도 93년, MS의 독점력이 한껏 발휘된 '윈도'의 출현과 함께 암초에 걸리고 만다.
아래아한글의 윈도 지원이 때늦은 틈을 타 국산 신예 워드프로세서들이 대량으로 쏟아진 것. 삼성의 훈민정음을 비롯해 삼보의 보석글 프로, 창인의 지필묵, 핸디소프트의 아리랑, 큐닉스의 글마당, 휴먼컴퓨터의 글사랑, 한메소프트의 파피루스 등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제 2차 대전이라고 할만한 상황이 벌여졌다.
그러나 아래아한글의 저력은, 이같은 폭풍을 잠재울만큼 대단했다.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졌던 첫 윈도용 버전을 곧바로 개선시켜 성공리에 시장 진입했으며, 다른 국산 워드프로세서 진용까지 흡수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아래아한글에 보내는 사용자들의 변함없는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잠시의 영광도 그뿐,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수난기가 도래했다.
일말의 틈새도 놓치지 않고 MS워드가 맹공을 퍼부었고, 결국 빈사상태까지 몰고 갔다.
사실상의 세계 표준을 손에 쥔 외국SW에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산SW가 저항할 수 있는 힘은 미약했던 것. 아래아한글 포기 선언은 국내 SW 산업계에 엄청난 충격과 질타를 던졌고, 국산SW의 활로에 대해 진지한 각성과 고민이 시작됐다.
가까스로 기사회생한 한글과컴퓨터는 이제 중국, 일본 등 해외 워드프로세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월에는 3년여의 공백 끝에 명실상부한 윈도용 엔진을 장착한 한글 워디안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산 SW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나아가야 있는가?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대표적인 국산 SW로 일찌감치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요구받았고, 아직 답변이 끝나지 않았다.
한글 워드프로세스는 바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권정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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