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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탕체와 돋움체의 배경 2008.10.15

바탕체와 돋움체의 배경바탕체와 돋움체의 배경

Posted at 2008. 10. 15. 22:22 | Posted in 한글 잡답

한글은 본래 세로쓰기용으로 만들어졌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모양은 각이 지고, 두텁고, 울뚝불뚝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의 유일한 필기도구인 붓을 가지고는 창제 때의 한글 모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없었고 붓이라는 도구의 특성과 한자 쓰기의 관습에 따라 자연히 흘림체로 변화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글체가 곧 궁서체였다. 결국 한글은 조선조 연인들에 의해서 아름답게 다듬어져 오늘날에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 바탕체는 조선조의 여인들에 의해 다듬어져 온 궁체 중에서 해서체를 기본으로 정리한 글자꼴이다. 그런데 이러한 한글꼴을 그동안 '명조체'라고 하였다.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최초의 새활자나 사진 식자가 일본을 통하여 도입된 경로를 보거나 그들의 가나 글자체가 붓글씨체이지만 한자 명조체(중국 명조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가로 그은 줄기가 가늘고 세로 줄기는 굵으며, 줄기 끝 머리를 부리로 장식한 글꼴을 말한다)와 함께 쓰면서 똑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보면 일본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본래 명조체라는 것은 한자에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서 그동안 '명조체'라고 하던 한글꼴의 이름은 주체성이 없고,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각 분야에서 거론되어 1991년 문화체육부가 주축이 되어 새로 '바탕체'라는 이름으로 결정하여 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한글 돋움체라는 이름도 바탕체와 함께 1991년 문화체육부에서 지정한 이름이다.

  본래 고딕체로 통용되어 왔는데 이러한 유래는 로마자 알파벳의 글자체 이름이 일본에 그대로 전해진 것이 한글 명조체인 것처럼 그대로 우리가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같은 성격의 한자를 대만에서는 흑체라고 부르며, 우리도 1960년대까지는 오죽체(烏竹體:이름의 유래 미확인)라고도 불렀다. 따라서 그나마 정확하지도 못한 이름을 무분별하게 그대로 쓰기보다는 한글 나름대로 고유한 이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이유로 '돋움체'라 부르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한글 돋움체는 가독성에서는 바탕체보다 떨어지지만 눈에 쉽게 뜨이는 특징이 있어서 각종 표지판이나 신문, 서적 등의 돋보임용으로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본래 한글 창제기의 글자체는 돋움체의 성격으로 되어 있다.

안상수, 한재준 지음, [한글 디자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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